합성수지 재료 사용해 벽화 표면 보존 사실 확인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고구려 사절단 모습이 그려진 우즈베키스탄 아프로시압박물관 소장 궁전벽화의 보존·관리 상태에 대한 현지조사를 마치고 벽화 파편 11점을 지난해 12월 국내로 들여와 최근 과학적 분석을 마무리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아프로시압 궁전벽화 붉은색 표시 부분이 고구려 사신 [사진=문화재청] 2020.04.10 89hklee@newspim.com |
아프로시압 박물관은 우즈베키스탄의 대표 역사 문화유적지인 사마르칸트에 있는 박물관이다. 이곳은 7세기 바르후만 왕의 즉위식에 참석한 티베트, 당나라 등 외국사절단이 그려진 궁전벽화를 소장하고 있다. 특히 이 벽화에는 고구려 사신의 모습이 포함돼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 때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문화재청도 당시 우즈베키스탄 문화부·과학아카데미와 문화유산 분야 상호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 해당 궁전벽화를 보존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국내로 들여온 벽화 파편들에 대한 전자현미경 분석, X선 형광분석·회절분석, 열분석 등을 시행했다. 그 결과 벽화의 제작 기법, 청색·적색·흑색 등 채색 안료의 성분과 광물 조성, 과거 보존처리에 사용된 재료를 확인했다.
시료의 모든 바탕에는 석고가 사용됐고 청색 안료에는 청금석, 적색 안료에는 주토가 사용됐다. 흑색에는 납을 함유한 광물성 안료를 사용한 것이 새롭게 밝혀졌다. 또한 흑색은 대부분 먹을 사용한 한국 전통 채색 기법과 다른 특징이 확인됐다. 이는 향후 중앙아시아와 한반도 각 벽화 제작기술과 안료의 유통경로를 확인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열분석 결과 벽화 표면의 물질은 아크릴 계열의 수지로 밝혀졌다. 현대에 들어 벽화의 채색층 표면에 합성수지 재료를 사용해 보존 관리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번 분석 결과는 한국어, 영어, 러시아어로 정리한 책자를 제작해 양국 간 심화연구뿐만 아니라 벽화 보존을 위한 교육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아프로시압 박물관의 궁전벽화가 고대 한국인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까지 활동한 것을 보여주는 자료인 만큼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벽화 보존처리 설명서 제작과 국제 학술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적개발사업(ODA)를 통한 사마르칸트 지역의 박물관과 보존처리실 개선, 보존처리 전문가 기술 연수 등 다양한 분야에 실질적 지원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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