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약세 여전"… 반등 동력 제한
ETF 자금 유출도 부담… 박스권 전망 우세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27일 8만8000달러 부근에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과 대형 기술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짙어지면서,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한국시간 오후 8시 기준 비트코인(BTC)은 24시간 전보다 0.09% 내린 8만7725달러로 약보합에 머물고 있다. 최근 일주일 기준으로는 약 4% 하락했다. 이더리움은 2902달러에 거래됐고, BNB·솔라나(SOL)·XRP 등 주요 알트코인은 혼조세다.

◆ 금·은 급등과 대비되는 암호화폐 부진
이는 같은 기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귀금속이 강세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금은 한때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은 가격도 장중 14% 넘게 급등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일일 변동폭을 기록했다. 이후 조정이 나타났지만, 귀금속 전반의 상승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
반면 암호화폐는 실질금리 하락과 미 달러화 약세,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반등에 실패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암호화폐가 안전자산이라기보다는 유동성과 포지션에 민감한 고위험 자산으로 거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기술적 약세 여전"… 반등 동력 제한
시장 전문가들은 기술적 약세 국면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은 주요 이동평균선 아래에 머물러 있으며, 최근 두 달간 형성된 지지선에 대한 반등 시도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달러 약세에도 비트코인이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단기 경계심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오는 28일(현지시간) 예정된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과 대형 기술주 실적 발표는 향후 시장 방향성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통화정책 관련 메시지와 빅테크 실적 결과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ETF 자금 유출도 부담… 박스권 전망 우세
암호화폐 시장 내부 요인도 부담이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누적 13억 달러가 넘는 자금이 유출되며, 기관 투자자의 위험 회피 성향이 확인됐다. 옵션 시장에서는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늘었지만, 장기적인 상승 기대는 여전히 제한적인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부 분석가들은 8만4500달러 지지선이 명확히 붕괴될 경우, 7만4000달러까지 추가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해당 지지선이 유지되고 위험 지표가 진정될 경우, 강세론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진입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파이넥스 애널리스트들 역시 비트코인이 8만5000~9만4500달러 범위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옵션 시장에서는 단기 리스크에 대한 대응이 나타나고 있으나, 장기 변동성 확대를 가격에 반영하지는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찰스슈왑의 암호화폐 리서치·전략 담당 이사 짐 페라이올리는 온체인 활동,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흐름, 파생상품 포지션, 채굴자 참여 등 지표가 개선되지 않는 한 의미 있는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보다 중요한 촉매로 '클래리티 법안' 통과를 꼽았지만, 정부 셧다운 가능성으로 입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안이 통과되기 전까지는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비트코인은 8만 달러 초반에서 9만 달러 중반 사이의 좁은 범위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 파생상품 시장선 '변동성 거래' 부각
한편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자금 흐름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일부 거래소에서는 은 선물 거래가 급증하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어 활발한 거래 대상로 부상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가격 자체보다는 변동성과 거시 리스크에 베팅하는 수단으로 암호화폐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급락하지는 않지만, 뚜렷한 상승 동력도 부재한 '방어적 균형'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공격적인 매수세와 레버리지 투입이 제한된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은 연준과 글로벌 금융시장 방향성을 지켜보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