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주요 축구 리그 가운데 K리그가 가장 먼저 시즌을 시작한다면 좋겠다.
코로나19와의 전선(戰線)은 한 곳이 아니라 두 곳이다. 의료적 방역과 경제·사회의 정상화에 모두 성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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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를 지펴보는 관중들. [사진= 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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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3연패를 달성한 전북 현대. [사진= 프로축구연맹] |
그러기 위해 이제는 어떻게 일상으로의 성공적인 복귀를 할 수 있는지 모두의 고민이 필요할 때가 되고 있다. 실제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생활 방역으로 전략 수정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하지 않은가...
현재까지 대한민국은 전세계로부터 코로나19 극복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위험요소가 몇 가지 도사리고 있지만, 현명하게 잘 관리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도시 전체를 봉쇄하거나 통제하는 중국이나 유럽과 달리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만으로 성공적으로 방역에 효과를 거두고 있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K리그 재개는 상징적인 울림을 줄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선수들이 집에서 출퇴근하는 유럽과 달리 한국은 클럽하우스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문화라 선수단을 관리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리그를 시작하기 전 출전 선수들의 건강 여부를 철저하게 체크해야 한다. 발열 체크를 넘어 2주간 격리를 한다면 선수간 접촉으로부터 안전한지 가려낼 수 있다. 물론 격리 중에도 방에만 있는 게 아니라 클럽하우스 운동장 등에서 정상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다. 일부 고참 선수들의 경우 출퇴근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가족과만 생활하는 것이 동료 선수들을 보호하는 길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또 코로나가 안정되기 전까지 클럽하우스에서 계속 단체 생활을 한다면 선수들은 괴롭겠지만 경기 없이 훈련만 하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을까? 무관중 경기를 하더라도 유럽 국가에 비해 훨씬 더 안전한 상황에서 치를 수 있다.
무관중 경기가 성공적으로 안착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반영해 관중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주말에 한강시민공원에 가보면 사람들이 절묘할 정도로 정규분포를 이루며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국 사람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장에서도 이처럼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
서로 떨어져 앉아야 하기 때문에 좌석 규모의 10%~25%정도까지만 티켓을 판매해야 한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 등 규모가 큰 경기장은 2층 관중석을 통천으로 가려놓았는데, 이제는 모두 걷어내고 사람들이 넓게 앉아서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강공원의 정규분포를 보라.. 한국 사람들은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위기를 맞으면 스스로 해결하는 민족성이 있었다. 응원의 함성도 마스크로 가려놓아야 한다. 입장 티켓 가격의 재조정도 필요할 것이다. 온라인을 통해 좀 더 즐겁게 경기를 즐길 수 있는 방안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축구가 재개되기만 기다릴 게 아니라, 축구 행정, 구단, 팬 모두 할 일이 많이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늘 유럽 축구를 모범으로 생각했지만, 코로나19 대응에서는 유럽 축구가 한국축구를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기회가 왔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 깊은 흔적을 남길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코로나19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살게 될 지도 모른다. 무너져가던 경제와 주변국으로 전락해 가던 국제적 위상이 코로나19의 위기를 겪으며 역전의 계기가 되었다. 실날같은 희망을 갖고 계속 준비해야 한다.
축구부터 시작하자.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비한다면, 대한민국은 코로나19이후에 세계의 중심 국가로 한 걸음 더 다가설 것이다. 축구 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가 여기에 한 몫 단단히 하기를 기대한다. / 김현철 하남유나이티드병원 대표원장. 2002 월드컵 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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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의 요청으로 선발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 제1호 상임 주치의. 2006년 월드컵도 동행했다. 지금은 하남 유나이티드병원을 '아시아 스포츠 재활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한 도전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