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카카오 선물 매출 2400억원 추정
쿠팡 '로켓배송' 편리하나...접근성 떨어져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3조원이 넘는 모바일 선물 시장에 신규 업체들이 속속 진입하고 있다.
이커머스 1위 기업 쿠팡이 시장점유율 70%, 연 매출 2400억원대의 카카오를 꺾고 선물 시장의 패권을 쥐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 점유율 70% 카카오...지난해 선물하기로 2400억 벌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온라인 쇼핑 부문 자회사 카카오커머스는 지난해 매출 2961억원, 영업이익 757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12월 카카오로부터 분사한 이후 사실상 첫 영업 성적이다.
카카오커머스 실적 추이. 2020.04.17 hrgu90@newspim.com |
카카오커머스는 지난해 매출의 80% 이상을 '카카오 선물하기'로 벌어들였다. 약 2400억원대로 단일 서비스 수익으로는 상당한 수준이다. 카카오커머스는 선물하기 외에도 '톡딜' 서비스 등을 영위하고 있다.
카카오 선물하기의 모바일 선물 시장 점유율은 약 70% 수준이다. 모바일 선물시장은 지난해 거래액 기준 3조원을 돌파했다. 이 중 카카오 홀로 2조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이용고객은 1700만명을 돌파했다.
주로 카카오톡 이용자를 상대로 서비스한 덕분에 마케팅 비용도 크게 들어가지 않는다. 지난해 카카오커머스가 기록한 영업이익(757억원)에서 선물하기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카카오커머스의 목표 영업이익은 1200억원대로 지난해의 2배다.
선물하기는 상대방의 휴대전화 번호로 선물을 전송하는 서비스다. 결제방법이 간편하고, 선물 주문 시 짧은 메시지 카드도 작성해 보낼 수 있어 다양한 연령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업체들은 이커머스 사업의 핵심인 '큐레이션'(대상별 선물 추천) 서비스도 선물하기에 도입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선물하기는 식품, 뷰티, 패션기업 등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시장"이라며 "카카오에 입점하기 위해 준비하는 업체도 많고, 입점 후에도 선물하기 전용 상품을 만드는 등 관리에 공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로켓배송' 쿠팡도 참전...스타벅스 쿠폰은 없어 '일장일단'
모바일 선물서비스가 돈이 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신규 플레이어들은 속속 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 중에서는 SSG닷컴과 티몬이, 단일 분야 유통 업체 중에서는 CJ올리브영이 최근 선물하기를 론칭했다. 특히 다크호스로 손꼽히는 업체는 쿠팡이다.
쿠팡은 지난 10일 쿠팡 어플리케이션에 모바일 선물 기능을 신규 론칭했다.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등극한 쿠팡은 카카오커머스의 가장 강력한 적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들어 쿠팡은 25%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를 따돌렸다.
쿠팡 선물 서비스의 강점은 '로켓배송'이다. 일반 구매와 마찬가지로 쿠팡이 직매입한 제품은 로켓배송 선물이 가능하다. 생일선물이나 꽃배송 등 확실한 배송 시간 확보가 필요한 경우엔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선식품 역시 로켓프레시로 선물할 수 있다.
로켓배송 외에도 제품의 선택 폭이 넓다는 이점도 있다. 쿠팡의 로켓배송을 포함한 모든 셀렉션(제품 가짓수)은 520종으로 단일 전자상거래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직매입 상품(로켓배송)의 경우엔 교환 및 환불도 비교적 간편하다.
다만 접근성은 카카오커머스 보다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카카오커머스가 단시간 내 선물하기로 높은 매출 비율을 기록한 배경에는 카카오톡과의 연동이 있다. 카카오는 생일을 노출시키는 등의 마케팅을 통해 플랫폼 가입자를 선물하기 소비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선물 서비스 금액 제한과 상품권이 없다는 점도 쿠팡의 한계다. 쿠팡 와우회원이 아닌 경우엔 1만9800원 이상의 선물만 가능하다. 또 카카오 선물하기 서비스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 기프티콘도 없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선물 서비스는 간편함을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며 "쿠팡앱을 이용자가 많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UI(유저 인터페이스)나 상품 구색 등을 선물 서비스에 최적화하지 않는 이상 점유율을 끌어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