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내부등급법 승인 임박, 아주캐피탈 인수 유력
4000억원 내외 효성캐피탈 인수전도 본격화 예상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움츠렸던 국내 캐피탈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관련 내부등급법 사용 승인이 임박하면서다. 지난해 9월 롯데캐피탈 매각 이후 잠잠했던 아주캐피탈과 효성캐피탈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22일 금융권과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24일 정기이사회 자리에서 아주캐피탈 인수건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덴셜생명을 KB금융에 넘겨준 상황에서 우리금융 안팎에선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아주캐피탈 인수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자동차 할부금융 [사진=뉴스핌 DB] 2020.04.21 tack@newspim.com |
우리금융의 BIS 비율 관련 내부등급법 사용 승인도 임박했다. 금융권에선 우리금융이 금감원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사용 승인을 받게 될 경우 6조원 가량의 자본을 M&A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우선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는 곳이 아주캐피탈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7년 사모펀드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아주캐피탈 지분 74%인수 당시, 관련 펀드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펀드 만기가 6월인데, 나머지 지분에 대해 우리금융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아주캐피탈을 인수하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 강화가 목표인 우리금융이 아주캐피탈 인수를 통해 아주저축은행 인수까지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주캐피탈은 업황 악화에 따른 경영난에 지난 2014년부터 매각을 추진, 2017년 웰투시에 팔렸다. 이후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 매출 7264억원, 당기순이익 1016억원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업계에선 몸값을 5000~6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아주캐피탈과 함께 연내 매각을 마무리해야 하는 효성캐피탈 매각 작업도 조만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12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효성그룹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2년 내인 오는 12월까지 효성캐피탈을 매각해야 한다.
효성캐피탈은 산업·공작기계 전문으로 출발해 2000년대부터 자동차 할부금융이나 부동산 대출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매각 가격은 40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효성그룹은 현재 매각주관사를 선정, 매각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캐피탈업계는 현대캐피탈의 자동차 할부금융 중심으로 급성장했다. 최근엔 주요 시중은행에 카드사들마저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졌다. 다만 캐피탈사는 인수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지 않아도돼 국내외 주요 사모펀드들이 선호하는 회사다.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캐피탈사는 증권이나 보험사와 달리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고, 잘만 운영하면 연 1000억원대의 안정적 수익이 가능하다"며 "아주나 효성캐피탈 모두 가격만 조율되면 언제든 매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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