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방부 간 회의서 관련 방위비 논의할 듯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실무급에서 잠정 타결됐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과를 거부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하며 협상 장기화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한국이 일정한 금액을 제시했지만 내가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부자 나라'라고 언급하며 "우리는 더 큰 비율로 지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금의 구체적인 액수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한미 협상팀에서는 접점을 찾았다는 그동안의 언론보도를 확인해 준 셈이다. 한국은 이달 초 전년 대비 13% 인상한 방위비를 분담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COVID-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bernard0202@newspim.com |
한미는 방위비 분담금을 정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8개월 이상 실무진 차원의 협상을 이어왔으나 '트럼프 변수'에 막히며 협의 여지가 사라진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코로나19로 협상팀의 물리적 만남이 어려운 점도 타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한미는 실무진 간 차기 협상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에서도 방위비 문제는 거론되지 않아, 정상 차원의 결단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지금의 협상 교착 국면이 미국의 11월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자신의 치적으로 삼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보할 가능성이 낮은데다 한국 역시 당장은 새로운 제안을 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합리적인 수준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갖고 협상에 임해왔고 그 입장을 갖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협상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가) 상호 간 입장은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계속 더 좁혀나가야 하는 단계"라며 "본격적 협상에 대해선 예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공백에 따른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은 이미 지난 1일부터 시행 중이다. 정부는 한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고용안정지원금 지급 및 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협상 장기화에 대비할 전망이다.
한편 22일 열리는 한국과 미국 국방부의 고위급 회의인 제17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화상으로 진행되는 회의에는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하이노 클링크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부차관보가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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