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7조1989억원, 영업이익 8003억원...V자 반등
서버용 제품 판매 증가·수율 향상·원가 절감 효과에 위기경영 대비
2분기도 나쁘지 않다...위기경영 가속화+수요 적극 대응
[서울=뉴스핌] 이강혁 기자 =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 불확실성이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란 시장의 전망이 우세했으나 V자 반등으로 보란 듯이 견고한 실적을 보여줬다. 수율 개선 등 강도높은 위기경영의 결과다.
2분기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다. 코로나 장기화 등 사그러들지 않는 불확실성은 여전하나 주력제품 수율 관리 등 위기경영의 고삐를 죄면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이 회사의 계획이다.
◆매출 7조1989억원, 영업이익 8003억원...V자 반등 배경은?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매출 7조1989억원, 영업이익 8003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기간 대비 41.4%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239.1%나 폭증했다. 영업이익률은 11%로 두자릿수를 회복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기간보다 6.3%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영업이익 5090억원)을 웃돈 V자 반등의 깜짝실적이자 1년만의 영업이익 증가다. 전년 1분기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막바지 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년 같은기간 대비 줄어든 영업이익은 크게 눈길을 끌기 어렵다.
특히 올 1분기의 코로나 확산 여파를 볼때 이 회사의 매출이 늘어났다는 건 농사 자체가 흔들림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상적인 영업활동과 성장동력이 원활하게 작동한 셈이다.
SK하이닉스의 깜짝실적은 서버용 제품 판매 증가와 수율 향상, 원가 절감에 따른 결과다. 위기경영의 고삐를 바짝 죈 것이다.
여기에 시장 분위기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D램이 계절적 비수기에 코로나 여파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으나 평균판매가격이 3% 상승하며 이를 메웠고 서버용 수요 강세도 이어졌다. 낸드플래시는 서버용 SSD 수요가 늘면서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2%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7% 상승했다.
코로나 불확실성이라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위기로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다만 SK하이닉스의 강도높은 위기경영으로 불확실성을 돌파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본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요 변동에 철저히 대비한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차진석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긴밀한 대응으로 생산이나 공급에서 1분기에 큰 차질을 빚지 않았다"라며 "향후 5G와 서버 중심의 성장 모멘텀이 왔을 때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 혁신과 인프라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2분기 '나쁘지 않다'...위기경영 가속화+주력제품 수요 적극 대응
SK하이닉스의 2분기 전망도 나쁘지 않다. 코로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위축 등 그 파장을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수율 향상과 원가 절감 등 위기경영을 더욱 가속화하면서 주력제품 출하를 늘려간다는 게 이 회사의 계획이다.
무엇보다 본원적인 경쟁력 강화는 더 박차를 가해야할 과제다. 2분기뿐만아니라 올해 농사 자체의 성패가 달려있는 문제다.
이 부분과 관련해 차진석 CFO는 "시설 투자는 작년보다 상당폭 줄인다는 기존 계획을 유지하되 공정 미세화와 연말로 계획된 M16 클린룸 준비에는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D램 생산능력의 CIS(CMOS 이미지센서) 전환과 낸드플래시의 3D 전환을 기존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 회사는 세부적인 2분기 사업계획으로 주력제품인 D램의 64GB 이상 고용량 서버용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10나노급 2세대(1Y) 모바일 D램 판매 확대에도 사활을 건다. 하반기 양산에 돌입하는 10나노급 3세대(1Z) 제품도 본원적인 경쟁력 확보의 중요한 포인트다.
낸드플래시는 96단 제품의 비중 확대와 함께 2분기 중에 128단 제품의 양산을 시작하기로 했다. 출하량과 판매가격 측면에서 상당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또한 1분기 40%에 도달한 SSD 판매 비중을 더욱 늘려갈 계획이다. 서버용 SSD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 회사 측은 "올 2분기 D램 출하량은 1분기와 같은 수준이 될 것 같고 낸드는 약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D램과 낸드 재고가 정상 수준에 도달했다. 예상치 못 한 수요 변화가 있을 경우 이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 4분기에는 낸드부문이 손익분기점(BEP)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낸드 재고 수준은 정상 수준인 4주 이하다. 향후 추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ikh665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