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해군 수뇌부들이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COVID-19) 위험에 처한 부하를 구하려다 해임된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 71)의 브렛 크로지어 전 함장(해군 대령)의 재임용을 요청했다.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해군의 길다이 제독, 제임스 맥퍼슨 해군 장관 대행 등은 이날 코로지어 전 함장을 다시 재임용해야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진상조사 보고서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전달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에 대해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크로지어 전 함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함내에서 급증하는 데도 상부에서 하선을 허락하지 않자, 지난달 30일 지휘부에 "전시가 아니다. 승조원들이 죽을 필요는 없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또 이 편지는 미국 언론에도 유출돼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토머스 모들리 미국 해군장관 대행은 코로지어 전 함장에 전격 해임했다.
모들리 장관 대행은 이어 지난 6일 루스벨트호 승조원을 대상으로 한 함내 방송에서 크로지어 전 함장이 너무 순진하거나 멍청했다고 비판했다가 경질되기도 했다.
브렛 크로지어 전 함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은 모들리 장관 대행의 경질에도 불구하고 크로지어 전 함장 해임 결정에 대해서는 "아주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고 나는 그 결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토령도 이와 관련, "크로지어 함장이 한 일은 끔찍하다고 생각했다"며 "편지를 쓴다고? 문학수업이 아니지 않나"고 비판했다.
그러나 루즈벨트함의 승조원과 미국 정치권,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증손자인 트위드 루스벨트 등은 크로지어 전 함장은 승조원의 생명을 살린 영웅이라며 해임에 조치에 반발해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