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개발중인 약물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진입한 국내 제약·바이오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약물 재창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다가서고 있다. 약물 재창출은 이미 허가를 받아 판매중이거나 개발중인 약물에 대해 새로운 적응증을 추가해 신약을 개발하는 전략으로, 개발 기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 엔지켐생명과학, 신풍제약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신풍제약은 자체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에 대해 경증 또는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임상시험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경북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등 의료기관 4곳에서 진행된다.
엔지켐생명과학은 개발중인 신약후보물질 'EC-18'에 대해 코로나19 임상 2상에 착수한다. EC-18은 항암 화학 방사선요법이 유발하는 호중구감소증과 급성방사선증후군 치료제 등으로 개발하기 위해 임상 2상시험을 진행하던 신약후보물질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코로나19로 인해 감염성 폐렴을 앓게 된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EC-18 또는 위약(가짜약)을 1일 1회 2000mg씩 투약한 뒤 평가를 거쳐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추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부광약품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먼저 약물 재창출을 통해 코로나19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부광약품은 지난 4월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아 진행중이다. 중등도 코로나19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8개 대학병원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안전성 및 유효성을 비교·대조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오는 7~8월 임상 2상에 대한 결과를 도출할 예정이다.
신약 개발 과정은 후보물질 탐색, 동물실험(전임상시험), 임상시험 등 단계를 거쳐 진행되며 보통 10~15년 정도 걸린다. 약물 재창출은 이미 허가를 받은 의약품이기 때문에 후보물질 탐색 등 신약 개발 과정의 필수 단계를 건너뛰게 되며, 허가 당국의 검토를 거쳐 안전성 입증 단계를 단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개발 기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확인돼 전 세계 127개국에서 생산이 가능해진 길리어드의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도 대표적인 약물 재창출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약물 재창출을 선택하면 개발 기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치료제의 경우에도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보다 빠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allzero@newspim.coㄹㅇ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