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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 썩어가는데도 부족한 식량...코로나로 글로벌 식량 공급망 와해

기사입력 : 2020년05월14일 18:06

최종수정 : 2020년05월14일 21:39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식품 운송과 가공 중단, 각국의 보호주의 등이 촉발돼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가 모두 와해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심층 보도했다.

한 쪽에서는 가공 공장과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못한 식량이 썩어가는 한편, 다른 곳에서는 가격이 급등해 굶주리는 인구가 속출하는 글로벌 위기가 펼쳐지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압돌레자 압바시안은 "식량이 넘쳐나는데도 식량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슈퍼마켓의 텅 빈 진열대 [사진=로이터 뉴스핌]

우선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조치로 식량이 농장에서 가공 공장 및 항구로 옮겨지지 못하고 들판에서 그대로 썩는 공급망 와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각국의 국경봉쇄로 자국 내 식량 부족을 우려한 각국 정부가 거의 사재기 수준으로 식량을 비축해두고 있어 식량 가격 급등을 유발하고 있다. 게다가 관광산업이나 석유 수출에 의존하던 국가의 화폐 가치가 하락해 식량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아리프 후사인은 "과거 식량 위기는 공급이나 수요, 어느 한 쪽만의 위기였으나, 현재 식량 위기는 양측에서 모두 일어나고 있는 데다 그 범위가 전 세계적"이라며 "듣도 보도 못한 위기"라고 경고했다.

WFP는 연말까지 36개 가량의 국가가 기근에 직면해, 기아 계층이 1억3000만명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다.

미국 등 식량 자급자족이 가능한 국가들은 슈퍼마켓 진열대의 품목이 덜 다양해지고 육류가공업체들의 생산 중단 등으로 고기값이 오르는 정도에 그치며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자급자족이 어려운 국가는 부국, 빈국 가릴 것 없이 향후 수 개월, 혹은 수 년간 식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FAO 데이터에 따르면,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 지난 2월 밀 가격이 62% 폭등했고, 남수단 국민들의 주식인 타피오카 가격은 41% 급등했다. 인도 첸나이에서는 2월 감자 가격이 27% 급등했고, 미얀마 양곤에서는 이집트콩 가격이 20% 올랐다.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는 무함마드 아시프는 코로나19 이전 그의 가족이 1주에 두 번은 닭고기를 먹었고 한 달에 한 번은 양고기를 먹었지만, 지금은 식비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득은 60% 떨어졌는데 식료품 가격은 25% 이상 급등했기 때문이다.

아시프는 "코로나19로 나같은 사람들의 삶이 매우 힘들어졌다"며 "이런 상황이 몇 개월 더 지속되면 사람들은 음식을 약탈하러 다닐 것"이라고 토로했다.

인류 역사 상 식량 부족은 언제나 정치적 소요로 이어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년 간 전 세계 식량 가격이 급등하자 중동과 아프리카 상당수 지역에서 민중 봉기가 일어났다. 2011년 중동 전역에서 발발한 반정부 시위 '아랍의 봄'은 튀지니의 한 청과물상이 2010년 분신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촉발됐다.

이제 각국의 봉쇄조치가 서서히 완화되면서 차질을 빚었던 물류가 재개되고 국경이 개방되고 식량 무역이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정상으로 회복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또한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변화할지 불확실하다는 리스크가 남아 있다.

향후 최대 리스크는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와해가 기존 식량뿐 아니라 새로 수확되는 식량의 공급도 묶어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인도에서는 전국 봉쇄령 때문에 지난달 수확된 토마토와 바나나가 시장으로 운송되지 못해 들판에서 그대로 썩는 참사가 발생했다.

또한 전 세계적 운송 차질은 과일과 야채, 수산물 등 상하기 쉬운 식량의 공급을 아예 차단하거나 가격 폭등을 유발하고 있다. 지난 1월 1일부터 4월 10일까지 전 세계 컨테이너 화물선 운송량은 30% 감소했다. 목적지 항구에 도달한다 해도 수일 간의 검역과 세관 폐쇄 등으로 인해 컨테이너에서 식량이 그대로 썩어가는 경우도 속출했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는 평시에 유럽 시장으로 2~3일에 한 번씩은 컨테이너 화물선이 운항했으나, 지금은 2주에 한번으로 줄었다.

주요 식량 수출국이 자국 식량 부족을 우려해 수출을 제한하는 사례도 있다.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은 지난 3월 쌀 수출을 전면 금지했고, 미얀마와 캄보디아도 쌀 수출 제한에 나섰다.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는 지난달 밀 수출을 7월까지 금지한다고 밝혔다.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주요 밀 수출국도 수출을 제한했고, 터키는 레몬 수출을, 태국은 달걀 수출을, 세르비아는 해바라기씨 수출을 제한했다.

이러한 보호주의 때문에 올해 풍작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식량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 4월 태국산 쌀 가격은 14%, 북해산 밀 가격은 7% 급등했다.

이처럼 식량 불확실성이 증대되자 주요 수입국들이 사재기에 나서 식량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밀 수입국인 이집트는 통상 수확기에는 하지 않던 밀 수입을 시작했고, 일본과 대만, 아랍에미리트(UAE) 등 부자 나라까지 식량 사재기에 나섰다.

이로 인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빈국에서는 식량 인플레이션이 더욱 큰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인구 2억명의 세계 최대 쌀과 밀 수입국인 나이지리아는 식량 수입 가격 폭등과 국내 생산 및 운송 차질, 주요 수출품인 석유 가격 급락 등 복합적 쇼크를 받고 있다.

[카불 로이터=뉴스핌] 황숙혜 기자 = 코로나19 사태 속에 무료 식량과 음료를 제공하는 카불. 2020. 0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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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지지율 2%p↓, 26.9%…"김 여사 논란 등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20%대 중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1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8일~29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6.9%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71.9%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1.2%다. 지난 조사 대비 긍정평가는 2.0%포인트(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3.5%p 상승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45.0%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19.9% '잘 못함' 80.1%였고, 30대에서는 '잘함' 29.6% '잘 못함' 68.3%였다. 40대는 '잘함' 16.1% '잘 못함' 82.9%, 50대는 '잘함' 25.7% '잘 못함' 74.3%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2.2% '잘 못함' 67.3%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 40.5% '잘 못함' 54.9%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5.1%, '잘 못함'은 74.0%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27.8% '잘 못함' 70.8%, 대전·충청·세종 '잘함' 21.3% '잘 못함' 77.9%, 강원·제주 '잘함' 32.7% '잘 못함' 64.9%로 조사됐다. 부산·울산·경남 '잘함' 32.1% '잘 못함' 67.1%, 대구·경북은 '잘함' 36.8% '잘 못함' 62.1%로 집계됐다. 전남·광주·전북은 '잘함' 13.2% '잘 못함' 85.0%로 나타났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6.3% '잘 못함' 72.1%, 여성은 '잘함' 27.5% '잘 못함' 71.6%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도이치모터스·명품백 논란, 선거 관련 의혹 등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증폭됐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빈손 회동'이후 당정 갈등 심화로 전통적인 핵심 지지층인 70대 이상과 영남권에서도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불통 이미지 때문"이라며 "불통이라는 것은 여론에 대한 반응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 여사 관련한 사과를 하는 것도 이미 늦었다"며 "윤 대통령은 법조인 출신이라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국민 인식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면 지지율이 오를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지율 반등은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10-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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