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ICT법 돋보기②] 30년 묵은 통신료 인가제, 폐지? "문제는 5G 요금제"

기사입력 : 2020년05월19일 14:05

최종수정 : 2020년05월19일 14:05

"통신시장 포화상태, 인가제 無의미" VS "요금 견제장치 없어져"
과기부 "알뜰폰·공공와이파이 등 요금 인하 장치 많아"

[서울=뉴스핌] 김지나 나은경 기자 = 통신요금 인가제 폐지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심사를 거치면 20일 본회의에 상정된다. 업계에선 30년 묵은 통신요금 인가제 폐지를 두고 팽팽하게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입장 차의 핵심은 인가제 폐지로 통신사가 통신요금을 올릴 것인가, 내릴 것인 가다. 인가제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인가제가 요금 담합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어 이를 폐지하면 통신3사간 공정한 경쟁으로 요금이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폐지를 반대하는 측은 오히려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 중심으로 요금이 올라갈 것이란 주장이다.

양 측이 첨예하게 대립각을 펼치는 가운데 인가제 폐지의 대안인 '유보신고제'의 실효성 부분에서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때 무산된 인가제 폐지, 문재인 정부에 결실?

19일 국회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법사위에선 요금 인가제 폐지를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사한다. 이 심사를 통과하면 20일 본회의에 상정돼 처리된다.

이통3사 중 요금 인가제를 적용받은 곳은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규제에 따라 요금제를 출시할 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 제도는 1991년 선발 사업자의 과도한 요금 인상과 '약탈적 요금제' 출시를 막고 유효경쟁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30여 년 전 법이 도입된 이래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폐지 및 완화 관련된 논의가 이어져왔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진 못 했다. 정보통신부는 2003년 요금 인가제 폐지 및 요금 상한제 도입을 발표했으나, 하반기 SK텔레콤에 대한 쏠림 현상의 심화로 경쟁 상황이 악화됐다고 판단해 규제 완화 방침을 철회했다.

이후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연내 폐지를 발표했다가 무산됐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5년엔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동통신시장 경쟁촉진 및 규제 합리화를 위한 통신정책 방안'을 발표해 요금 인가제 폐지 및 유보 신고제로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이 제시됐지만, 이 내용이 들어있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19대 국회 회기가 만료돼 자동으로 폐기됐다.

그리고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두고 과방위를 통과한 것이다.

하지만 인가제 폐지 법안과 함께 묶여 있는 'n번방방지법', '넷플릭스법' 등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순조롭게 법사위 문턱을 넘고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 진 미지수다.

◆인가제 폐지→가계통신비 오른다? "문제는 5G 요금제"

인가제 폐지를 찬성하는 측에선 "인가제 폐지로 이통3사의 경쟁이 촉진돼 통신요금이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에서 요금 인가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드물 뿐더러, 현재 인가제 도입으로 통신3사가 지원금 위주로 경쟁하고 있는데 인가제가 폐지되면 지원금 경쟁에서 벗어나 수요에 맞는 요금제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란 입장이다.

통신업계는 관행적으로 1등 사업자인 SK텔레콤이 통신요금과 이용조건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인가받는 과정에서 2, 3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이 제출한 요금제를 참고해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해 왔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지배적 사업자이기 때문에 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과거 논리였다면 상황이 바뀌었고,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도 과거 60%에서 49%까지 내려간 상황"이라며 "이미 통신시장은 포화돼 있고, 3사간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며 알뜰폰도 많아져 시장이 변해 인가제를 유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인가제 폐지를 반대하는 측에선 SK텔레콤의 높은 요금제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져, 통신사에서 높은 요금제를 중심으로 요금제를 출시할 것이란 주장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5G 요금제다.

예를 들어 지난해 3월 SK텔레콤은 5G 요금제를 고가 요금제 중심으로 냈다 과기정통부에서 요금 인가제를 통해 반려했다. 당시 SK텔레콤은 가장 싼 요금제로 월 7만원대 요금제를 제시했다. 정부에 의해 막히자 SK텔레콤은 5G 요금제에 5만원대 요금제를 추가했고, 인가 신청은 받아들여졌다. KT와 LG유플러스도 5만원대 요금제를 추가했다.

통신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통신사의 가입자당 매출(ARPU)를 보면 3만2000원~3만5000원 사이를 오가다 5G 상용화 이후 3만7000원까지 올라갔고,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물론 정부가 다른 압박수단으로 통신사를 압박할 순 있겠지만, 5G 요금제의 경우 안그래도 높은 요금제 중심으로 요금제가 구성된 상황에, 인가제가 폐지되면 통신사에서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팀장은 "이미 통신사들은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에 혜택 많은 요금제를 없애고 있고, 여기에 요금 인가제가 폐지되면 이 같은 흐름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알뜰폰 역시 시장점유율이 10%에서 늘지 않고 있는 상황에 알뜰폰과 경쟁 체제를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인가제 폐지로 통신사에서 중저가 요금제를 내지 않으면 소비자의 요금제 선택권 측면에서 권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인가제 폐지 대안 '유보신고제', 현실성 있는 대안?

과기정통부는 인가제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막을 대안으로 '유보 신고제'를 제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요금제 신고 접수 후 요금, 조건 등이 부당하게 차별적이어서 이용자의 이익이나 공정한 경쟁을 해칠 우려가 크다고 인정되면 정부가 15일 이내에 신고를 반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유보 신고제다.

이에 김주호 팀장은 "기존 인가제를 보면 요금이 적절한지, 요금 원가와 예상가입자, 예상 수익이 얼마인지를 따져 요금 심사가 1달 정도 걸렸다"면서 "이것을 1주일 이내에 검토해 반려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유보신고제는 15일 이내 약탈적 요금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지, 이용자 입장에서 이익이 없는 입장인지를 봐서 반려할 수 있고, 인가제 폐지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보완 장치가 될 수 있다"면서 "견제 장치가 있는 만큼 인가제가 폐지 돼도 전체적으로 요금이 갑자기 오를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5% 요금 할인도 도입했고, 알뜰폰, 공공 와이파이도 있어 여러 가지로 통신요금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적 요소들이 많다"면서 "요금 인가제를 유지하는 것은 전체적으로 규제 완화 흐름에서도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abc123@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