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대·위안부 달라...섞어놓아 배상 못받아"
"윤미향 용서한 적 없어...처벌 받아라"
마지막 바람..."한·일 학생들 사이좋게 지내야"
[대구=뉴스핌] 이학준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였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을 비판하며 "죄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는 눈물을 쏟으며 "윤 당선인이 할머니들을 이용했다"고 호소했다. 28년간 지속된 '수요집회' 진행 방식을 바꾸고 한·일 학생들이 사이좋게 지내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 "정신대·위안부는 달라...윤미향, 할머니들 이용했다"
이 할머니는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신대는 공장에 갔다 온 할머니들"이라며 "위안부 할머니가 간 곳과 정신대 할머니가 간 곳이 다르다. 정신대는 위안부와 다르다"고 했다.
[대구=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관리 부실과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후원금 사적 유용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5.25 mironj19@newspim.com |
윤 당선인은 과거 정대협 대표였다. 정신대 할머니들의 인권 회복 등을 위해 일했어야 하지만 전혀 무관한 위안부 할머니들을 포섭해 자신들의 '돈벌이'에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 할머니는 "공장 갔다 온 할머니들이 밀가루 반죽이라면 그 속에 맛있는 것은 위안부"라며 "위안부를 자기네들이 마음대로 정신대 할머니와 섞어놓고 쭉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정대협 대표임에도 불구,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모금활동을 시작했다. 이 할머니는 "어느 날 교회에 오라고 해서 갔더니 모금을 하는 걸 봤다"며 "증언집을 6500원에 파는 걸 봤다"고 했다.
특히 윤 당선인이 정신대 할머니와 위안부 할머니를 섞어 놓아 일본의 사죄와 배상이 어려웠던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 할머니는 "일본 사람들이 바보냐. 정대협이 위안부 문제를 하는데, 거기에 해당하지도 않는데 왜 사죄하고 배상하겠느냐"며 "(지금껏 일본이 사죄·배상을 하지 않은) 이유를 저는 알았다"고 했다.
◆ "안아달라고 해서 안아준 것...윤미향 용서한 적 없다"
자신이 이용당했다고 생각한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에게 전화해 "이러면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큰 소리로 "기자회견 하라"고 대답했다는 게 이 할머니 주장이다.
[대구=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관리 부실과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후원금 사적 유용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5.25 mironj19@newspim.com |
이에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윤 당선인을 비판하는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논란이 일자 윤 당선인은 지난 19일 이 할머니를 찾아 무릎을 꿇으며 사죄했다. 그러나 이 할머니는 "한 번 안달라고 해서 '이게 마지막이다'는 생각으로 안아줬다"며 "용서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윤 당선인에게 경제적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일화를 이야기할 때는 목이 막히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모금이 끝나고 조금 늦었을 때 '배고픈데 맛있는 것 좀 사달라'고 하니까 '돈 없다'고 했다"며 "그것도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정대협·정의연의 회계 문제, 기부금 유용 의혹, 안성 쉼터 헐값 매각 논란 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특히 안성 쉼터에 대해서는 "화려하게 지어 놓고 윤 당선인 아버지가 살았다"고 했다. 특히 "지금껏 많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다 나왔다"며 "검찰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최지석 부장검사)는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관련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에 대해 "죄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수차례 강조했다.
◆ 이용수 할머니의 바람..."한·일 학생들 사이좋게 지내야"
이 할머니는 올해 28년째를 맞이한 수요집회에 대한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요집회는 1992년 1월 8일 일본 총리 방한 당시 항의 차원에서 시작됐다. 지난 20일까지 총 1440차를 맞았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5.13 mironj19@newspim.com |
지금까지의 방식은 한·일간 갈등만 지폈다는 평가도 했다. 이 할머니는 "30년 동안 앉아서 얘기하는 게 사죄하라는 것인데, 일본 사람들은 뭔 줄 알아야 사죄를 한다"며 "새롭게 학생들에게 역사 교육을 하기 위해서 바꾸자고 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학생들한테 물으면 '한국은 거짓말쟁이' 이렇게 나온다"며 "일본과 한국 학생들이 서로 왕래하면서 친해지고 (위안부 문제를) 학생들한테 가르치고 서로 배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hak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