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 공산당이 미국 정부의 엄중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강행한 이유는 국내외에서 '하나의 중국' 자주권에 대한 강력한 통제력을 과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크리스토퍼 존슨 중국담당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에 "국내에서는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리더십 반기 우려, 국외에서는 대만 이탈 우려가 중국 공산당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0.05.22 |
우선 최근 미국의 대만 지지가 더욱 강력해지자,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간주하면서도 한 번도 직접 통치한 적이 없는 공산당이 대만 독립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만이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칭송받으며 세계보건기구(WHO) 재참여 논의에 다시 불이 붙자, 대만을 사이에 둔 미국과의 신경전이 더욱 중국의 통제력 과시욕을 자극했다고 존슨 연구원은 설명했다.
미국의 든든한 지원을 얻고 있는 대만은 당장 마음대로 할 수 없지만, 홍콩에 대해서는 즉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홍콩보안법을 강행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존슨 연구원은 또한 코로나19에 대한 공산당의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국내외에서 제기되고 있는 만큼, 공산당 리더십에 대한 반발을 억누르고 민족주의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라도 강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홍콩의 경제적 중요성이 20여년 전보다 약해졌다는 점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7%에 그쳤다. 1997년 홍콩 반환 당시의 18%가 넘었던 수준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존슨 연구원은 "중국은 이러한 모든 요인을 고려해 미국의 대응을 감수하더라도 중국 인민들에게 외세에 맞서는 능력을 과시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달 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홍콩보안법 표결을 강행했다. 전인대 대표단 2천885명이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법안은 찬성 2천878표, 반대 1명, 기권 6명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됐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홍콩 자치권 보장 약속을 어겼다면서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