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목을 누르는 경찰의 진압이 필요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흑인사망' 시위 진압 주 방위군 투입에 대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반기를 드는 상황에서도 시위의 원인이 된 경찰의 '목누르기 진압'에 대해 트럼프는 물러서지 않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 경찰의 목 누르기 진압은 "일반적으로는" 금지돼야 하지만, 위험한 상황에서는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는 목 누르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끔, 만일 당신이 혼자고 누군가와 싸운다면, 이건 힘들다"면서 다만 일반적으로 말하면 중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약 9분간 눌러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 이후에 나왔다.
플로이드의 죽음은 미 전역 도시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촉발했고 미 민주당은 경찰의 업무 수행 중 폭력적 행위 등을 단속하는 경찰 개혁안을 발의했다.
더구나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밀리 합참의장의 주 방위군 투입에 대한 '반기'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흑인 사망' 시위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양상이다.
앞서 에스퍼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대한 주 방위군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밀리 합참의장도 트럼프가 '시위 엄단' 의지를 밝힌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 행사에 트럼프와 함께 참석한 것을 두고 "그곳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했다.
미군 1·2인자가 트럼프에게 반기를 드는 분위기로 트럼프와 군의 갈등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전날 미 국방부는 성명에서 "시위 진압과 관련해 주 방위군의 훈련·무장·운용·배치·모병 등을 포함한 사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라이언 매카시 육군 장관이 검토를 맡게 된다"고 밝혔다.
최종 보고서는 다음 달 말에 제출된다. 이번 명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시위 진압에 주방위군을 적극 동원하라고 주지사들을 다그친 것에 대한 반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3일에도 트럼프의 '연방군 투입' 발언에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당시 에스퍼는 TV 생중계에서 "(병력 투입은) 가장 시급하고 끔찍한 상황에서만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당시 에스퍼를 대체할 후보 명단을 보좌진에게 요구하는 등 장관 경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밀리 합참의장도 전날 국방대학교 졸업식 영상 메시지를 통해 트럼프의 교회 앞 이벤트에 동행한 것이 실수였다며 인정했다. 그는 "그 순간, 그러한 환경에서 내가 동행한 것은 군이 국내 정치에 개입한다는 인식을 불러일으켰다"고 자성의 발언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 뉴스핌] 2020.06.11 mj7228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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