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15일 본회의 열고 상임위원장 선출…오전 막판 회동
민주당 "참을 만큼 참았다, 국회의장 결단 내려줘야"
통합당 "의장, 중립 못지키면 헌정사 오점 남길 것"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여야가 21대 전반기 국회 원구성 마지막 날까지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다. 논란이 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두고 주말 사이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야는 모두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냉철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은 15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결단할 것을, 미래통합당은 의장이 중립을 지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만약 이날 오전 중 여야가 협상에 실패한다면, 오후 본회의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전체 18개 상임위원회 대신 민주당이 제안한 11대 7의 상임위 비율에 따라 민주당 몫의 11개 상임위원장 선출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원구성 협상을 위해 마련된 양당 회동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박병석 국회의장. 2020.06.11 leehs@newspim.com |
◆"참을 만큼 참았다" vs "의장, 중립 지켜야"…막판까지 진통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단독으로라도 21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 것"이라며 "민주당은 지금까지 참을만큼 참았고 할 수 있는 그 이상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통합당에게 시간을 최대한 줬고 총선 민의의 엄중함을 감내하면서 많은 양보를 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176석을 갖고도 원구성 협상을 밀어붙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제 갈 길 가겠다"며 "국회의장님도 민주당의 인내와 의지를 이해하시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태년 원내대표 역시 "미래통합당은 아직도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정부여당을 견제한다고 착각한다"며 "정부 견제는 정책 등 실력으로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정정당당히 경쟁하고 불철주야 일하는 새로운 국회를 만들려면 오늘 본회의에서는 반드시 상임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며 "오늘은 말보다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통합당 입장 역시 확고하다. 여당이 법사위를 고집하는 이상 협상은 어려우며,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오늘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을 일방적으로 선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무엇 때문에 여당이 굳이 법원과 검찰을 관장하는 법사위를 장악하려 하냐"며 "거대여당 힘으로 모든 것을 밀어붙이려고 하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또다시 파괴된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오늘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가 열린다고 하는데, 의장이 한국 의회의 발전을 위해 냉철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해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중립을 지키고 국회 존재의 의의를 확립할 의장께서 이를 끝까지 지키지 못하면 국회의장도 헌정사에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며 "여당이 독단으로 원구성을 강행하고 숫자의 힘으로 밀어간다면 권력의 저주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원구성 협상을 위해 마련된 원내대표 회동에 굳은 표정으로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2020.06.11 leehs@newspim.com |
◆박병석 의장 결단이 관건…오전 11시 막판 회동
여야 간 합의안 마련이 어려워 지면서 시선은 박병석 국회의장에게로 쏠리고 있다. 박 의장은 지난 12일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요구한 상임위원장 선출을 하지 않고 여야 간 협상 시한을 3일 더 준 장본인이다.
이미 두 차례 원구성 시한을 늦춘 상황에서 이날까지 박 의장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원구성은 한없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날 본회의에서는 민주당이 통합당에 제안한 11대 7의 상임위 배분안대로 민주당 몫의 11개 상임위원장을 우선 선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오늘 두시에 본회의가 열리긴 하겠지만, 예결위원장 선출까지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예결위원장은 민주당이 통합당에 제안한 상임위원장 자리다.
이 관계자는 "국회의장이 (예결위원장 선출에) 합의를 해줘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국회의장 결단이 중요하다. 의장 결단이 없으면 민주당이 강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장과 김태년 민주당,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11시 비공개 회동을 갖고 막판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