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교육부, 기능경기대회 운영개선 방안 마련
학생들의 건강권·학습권 보호를 위한 기준 마련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건강·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는 개편 방안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기능경기대회 참가 학생들은 밤 10시 이후 야간교육, 휴일교육 및 합숙교육이 금지된다. 또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더라도 정규수업에는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기능경기대회 준비 참가자 및 입상자에 대한 취업지원도 강화된다. 기능경기대회에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높여주기 위한 방편이다. 이를 위해 연계기업과 적극적인 업무협약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고용노동부와 교육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기능경기대회 운영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24일 개최된 제8차 사회관계장관회의 안건으로 논의했다.
기능경기대회 개선 방안 주요 방향 [자료=고용노동부] 2020.06.24 jsh@newspim.com |
우선 과도한 경쟁구도 완화를 위해 과제 출제를 문제은행 방식으로 전환하고 2년 단위로 문제를 사전에 공개하기로 했다. 이는 특정과제에 대한 반복 훈련을 지양하고 학생들의 창의력 및 현장적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기존에는 직종별 난이도에 따라 대회 15~45일 전에 과제를 공개해왔다.
지방대회 경쟁 완화를 위해 전국대회 참가자격을 지방대회 1~3위 입상자에서 지방대회 우수상 입상자(종목당 1~4명)까지 확대한다. 전국대회는 경쟁과열 요소로 지적되고 있는 시도별 종합순위 발표를 폐지하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방식의 공동메달제를 도입한다. 예를 들어 1등 점수가 90점인 경우 2점차(88점) 내 선수에게는 모두 금메달을 수여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상금 위주의 포상을 개선하기 위해 상금이 일부 축소된다. 기존 금메달 1200만원, 은메달 1000만원, 동메달 400만원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상금이 200만원씩 줄어든다. 동메달은 기존과 동일하다. 상금을 줄이는 대신 단기 해외 기술연수 프로그램 등으로 보상을 확대한다.
국가대표 선발 평가전은 중장기적으로 전국대회와 통합해 전국대회만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단계적으로 지방대회와 전국대회를 통합하고, 대회 개최를 방학기간(지방대회 2월말, 전국대회 8월말)으로 조정해 학습권을 보장한다.
현장성과 취업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신산업·디지털 분야 직종을 신설하는 대신 사양 직종은 폐지한다. 우선 드론, 3D프린팅, 사이버보안, 사물인터넷(IoT) 등 직종이 신설된다.
기능경기대회 직종 현황 [자료=고용노동부] 2020.06.24 jsh@newspim.com |
또한 대회를 학생부와 일반부로 분리 운영하고, 학생부를 학교수업과 연계한다. 일반부는 수준 높은 지식과 역량을 측정해 대회 수준을 높인다.
아울러 대회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심사위원 온·오프라인 모니터링, 대회 종료 후 다면평가 및 선수 만족도 조사 등을 실시하고 스마트 채점관리시스템을 확산해 나간다.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도 기능경기대회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숙련기술진흥원 내 '기능경기 특별반'도 운영한다. 우선 IT 네트워크 시스템 등 29개 직종 대상 연간 2000명을 대상으로 매년 2월부터 8월까지 편성·운영할 예정이다.
참가자 및 입상자에 대한 취업 지원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우수기업과 일자리 업무협약 체결, 기업의 경기참관 확대, 전국대회와 연계한 취업박람회 개최, 해외취업 알선 등 적극적인 취업지원에 나선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기능대회에 참가한 학생과 기업과 연계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약했다"며 "이에 기능경기대회가 열릴때 기업들을 참관시켜 입상자 등과 매칭하는 서비스를 강화하고, 전국대회 때 채용 박람회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기준도 마련한다.
우선 기존의 '기능반'을 정규 '전공심화동아리'로 구성·운영하고 학교측에 전공심화동아리 운영계획을 수립해 이행하도록 한다. 특히 전공심화동아리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 및 방과 후에 운영하고, 공개모집을 통해 자유로운 입·탈퇴가 가능하도록 했다. 학습권 보호를 위해 정규수업에는 반드시 참여하도록 지도한다.
신체적·정신적 건강 보호 및 균형적 성장을 위해 밤 10시 이후 야간교육, 휴일교육 및 합숙교육은 금지된다. 이와 함께 정기·수시 상담을 통한 심리 방역도 강화한다.
이러한 개편안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정부과 기관, 지자체 등이 나서 정기(연2회) 및 수시 관리·감독을 실시한다. 기능경기대회 주관기관인 산업인력공단 내 공익신고센터도 설치·운영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무엇보다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며, 학생의 자발적인 참여가 전제된 가운데 학교교육과 연계해 학생들이 균형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능경기대회가 미래 숙련기술유망주들에게 열심히 갈고 닦은 기술을 마음껏 발휘하고 숙련기술 향상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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