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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시론] 국회를 민주화 이전으로 되돌린 더불어민주당

기사입력 : 2020년06월30일 09:33

최종수정 : 2020년06월30일 09:50

[서울=뉴스핌] 결국 법사위원장이 문제였다. 미래통합당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여·야가 전·후반기로 나눠 갖자고 제안했으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끝내 거부했다. 대신 전반기는 이미 민주당이 맡았으니, 후반기는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한 당이 맡자는 상식 밖의 제안을 했다고 한다. 이건 협상 하겠다는 자세가 아니다. 21대 국회가 출발부터 삐거덕거린 것은 관행상 야당이 맡았던 법사위원장을 차지하겠다고 몽니를 부리면서 부터다. 법안 처리의 길목을 지키는 법사위원장은 단순한 상임위원장 한 자리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판 상원'으로 불릴 정도로 권한이 막강하다.

그래서 야당이던 민주당은 집권당의 견제와 국정운영의 균형을 위해 야당 몫으로 해 달라고 요구했고, 받아들여져 관행으로 굳어졌다. 자신들이 요구로 관철된 '법사위원장의 야당 몫'이라는 관행을 176석의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했다고 합의정신을 무시하는 것은 정치도의를 저버린 것이다. 민주당은 협상 결렬을 핑계로 국회 부의장단 협의를 거쳐 선임되는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7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 박병석 국회 의장은 통합당 의원 103명 의원들을 상임위에 강제 배정하기도 했다. 정진석 의원은 통합당 몫 부의장을 안한다고 거부했고, 통합당 의원 전원은 강제 배정에 반발해 사임계를 제출했다.

민주당이 국회 파행의 책임은 물론 의회민주주의를 포기했다는 비난을 받으면서 까지 법사위원장에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남은 임기 동안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을 비롯한 개혁 과제를 마무리 하기 위해서라지만, 곧이 들을 사람은 많지 않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한다고 해서 윤석렬 검찰총장을 핍박하고 내몰려는 것에서 검찰의 힘을 분산해 권력의 비리를 보호하겠다는 저의가 이미 드러났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누차 얘기한 '장기 집권'의 포석일 것이다. 20대 국회에서 여야 의원 148명의 서명 동의를 받아 발의됐던 '국민개헌발안권'을 담은 '원포인트 개헌안' 카드를 다시 꺼낼 가능성이 크다. 어떤 편법을 통해 개헌안을 다룰 지 자못 궁금하다. 정치적·이념적으로 민감한 법률안도 강행 처리할 게 뻔하다. 당장 국가보안법 폐지와 낮은 수준의 연방제를 위한 법률적 근거 마련 등이 언급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 후보시절 언급한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꼭 실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6·25 전쟁 70주년 기념사에서도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도 없습니다. 우리는 평화를 추구하며, 함께 잘 살고자 합니다."라며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암시하는 듯한 말을 했다. 민주당이 여론을 무시하고 상임위를 독식한 것은 앞으로도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도 조차 숨기지 않은 셈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야당 역할을 포기 않겠다"고 했지만 거대 여당의 폭주를 막을 방안은 통합당 소속 의원 전원이 의원직을 내놓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없다. 민주당은 7월 3일이 시한인 3차 추경을 위해 원 구성이 불가피하다고 내세우지만, 원하는 것은 모두 가지겠다는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서 타협하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야당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라는 말 아닌가. 민주당은 원 구성을 강행한 뒤 곧바로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착수했다. 6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일인 다음 달 3일까지 35조원에 달하는 슈퍼 추경안을 막무가내로 통과시키겠다는 뜻이다.

야당의 추천을 규정한 법을 고쳐서라도 공수처도 출범시킬 것이다. "통합당이 반대하면 법률을 바꿔서라도 공수처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이해찬 대표의 말은 '목적 달성을 위해 어떤 수단도 사용하겠다'는 말로 들려 섬뜩하기까지 하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원 구성을 마친 후 "국회의장과 여야 모두 국민과 역사의 두려운 심판을 받겠다"고 했지만, 틀렸다. "1987년 체제가 이룬 의회 운영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한 의회민주주의의 조종(弔鐘)"이라며 "1당 독재의 문이 활짝 열렸다"는 통합당의 비판은 타당하다. 국회를 민주화 이전으로 되돌린 책임과 이에 대한 역사적 심판은 고스란히 집권 민주당이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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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남' 김동선 경영 검증 시험대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갤러리아의 백화점 업계 존재감이 흐려지고 있다. 백화점 시장 점유율도 6%대로 내려앉았으며, 수익성도 악화되면서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이 부사장직에 오른 지 만 1년 만에 거둔 성과가 미흡하자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앞세우며 간판을 교체하고 대대적인 리뉴얼을 꾀하는 사이에, 갤러리아는 유통업과 다소 동떨어진 신사업인 식품에 집중한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김 부사장은 명품 강화와 백화점과 호텔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두 가지로 본업 반등을 꾀하고 있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사진=한화갤러리아] ◆김동선 부사장 취임 1년...그룹 존재감은 UP 26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선 미래비전총괄이 올해 11월로 부사장직에 오른 지 만 1년이 지났다. 현재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를 비롯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로보틱스, 한화모멘텀,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미래비전총괄과 함께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로써 김 부사장은 한화그룹 내 총 6개 계열사의 미등기 임원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김 부사장이 지난 2020년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담당 상무보로 입사해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시작한 지 4년여 만의 일이다. 그는 그간 그룹 내에서 입지를 다져오면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2022년 갤러리아부문 전략부문장 전무에 선임됐으며, 이듬해 3월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으로부터 독립법인으로 분사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키웠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경영 승계 과정에서 유통·서비스부문을 김동선 부사장에게 물려주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한화갤러리아 지분도 올해 대폭 늘렸다.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지난 8월 23일부터 9월 11일까지 20일간 진행된 공개매수를 통해 2816만4783주를 확보했다. 이로써 김 부사장의 보유 지분은 기존 2.32%에서 16.85%로 높아져 2대 주주로 올라섰다. 1대 주주는 36.31%를 보유한 ㈜한화이고, 3대 주주는 한화솔루션으로 1.3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갤러리아 명품관 외관 전경. [사진=한화갤러리아] ◆신사업 집중에 본업 경쟁력 약화 김 부사장 개인적으로는 그룹 안에서 존재감이 뚜렷해졌지만, 내실 경영엔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업인 백화점 사업은 오히려 퇴보하며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1년 사이에 주력 사업인 백화점의 사업 경쟁력은 약화했다. 한화갤러리아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7.8%에서 2023년 6.8%, 올해 3분기에는 6.4%를 기록하며 꾸준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적도 뒷걸음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매출 역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1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고, 1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 45억 원에 이어 3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호텔 사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1~3분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리조트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가량 줄어든 41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54억 원으로 전년 동기(179억 원)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다만 김동선 부사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파이브가이즈는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신사업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파이브가이즈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 등 식음료 부문 매출은 3분기 기준 370억 원으로 지난해 말(104억 원)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식음료 부문 매출 비중이 3분기 기준 전체의 9.4%대로 크지 않은 만큼 한화갤러리아 성장을 이끌기엔 역부족이다. 백화점 매출 비중은 90.6%에 달한다. 본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웨스트에 오픈하는 에르메스 매장 전경. [사진=한화갤러리아] ◆본업으로 다시 눈 돌리는 김동선 이에 한화갤러리아는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로 승부수를 띄운 모습이다. 한화 유통·서비스 부문(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은 포인트 교차 사용 제도를 시행하며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번 개편으로 백화점과 갤러리아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G포인트'를 한화리조트를 비롯해 호텔 사업장과 골프장, 아쿠아플라넷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H-라이브 클럽' 포인트 역시 갤러리아백화점 등 한화갤러리아의 사업장까지 사용처를 확대한다. 지난달에는 통합 유니폼을 도입하며 브랜드 통일성을 강화했다. 통합 유니폼 도입은 각사 모두 10년 넘게 사용한 유니폼을 교체하며 브랜드 통일성을 확보하고 고객 인지도 제고의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최근 발표한 '명품관 리뉴얼' 계획 역시 수익성 반등을 위한 자구책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 웨스트관을 내년 하반기까지 리뉴얼해 이스트관과 마찬가지로 럭셔리 공간을 넓힐 방침이다. 컨템포러리 브랜드 위주로 이스트(EAST)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품 브랜드가 적었던 웨스트(WEST) 공간을 대폭 리뉴얼한다는 구상이다. '갤러리아=명품'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해 백화점 큰손인 VIP들을 잡아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은 미래비전총괄로서 단순 신사업을 넘어 향후 회사를 이끌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가시적 성과를 낸 파이브가이즈 등 식음료 부문은 물론, 본업인 백화점, 호텔 등을 포함해 향후 다양한 사업군에서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 2024-11-2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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