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국무부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 특별대표의 방한에 맞춰 북한에 대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한 조율'을 강조했다. 'FFVD 조율'을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방한하는 비건 부장관이 북미는 물론 한미 관계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 주목된다.
미국 국무부는 6일(현지시간) 보도 자료를 통해 "비건 부장관 겸 대북 특별대표가 7일부터 10일까지 서울과 도쿄를 방문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위한 조율을 강화하고 다양한 양자 및 세계적 사안들에 대한 동맹 간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기 위해 두 나라 당국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비핵화 원칙과 이를 관철하기 위한 의지를 강조할 때 대개 FFVD란 표현을 사용해왔다.
이날 'FFVD 조율 강화'란 표현은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며 협상재개를 일축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또 한국 정부 측에서 지난 2018년 11월 남북 교류협력 사업 관련 대북 제재 면제를 효율적으로 협의하기 위한 출범한 한미워킹그룹이 남북 관계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과정에서 나왔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달 29일 한 행사에서 북한에 외교의 문이 열려있다고 밝히 바 있고, 지난해 12월이후 7개월만에 다시 서울을 방문하는 만큼 북미 관계 진전과 관련한 서울과 평양의 구상을 점검해보고, 워싱턴당국의 의중도 전달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2월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악수하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사진=뉴스핌] |
북한이 개성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최 부상을 통해 강경 발언을 쏟아 낸 것도 실질적인 제재 완화 등 미국 정부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카드로 읽힌다.
일부에선 재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관계를 돌파로 깜짝 카드를 만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미국 내 상당수 전문가들은 아직 재선에 경고등이 들어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양보 카드를 제시하는 것은 더욱 힘들어졌다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탐색하면서도 FFVD 궤도에서 이탈할 수 없다는 시그널을 미리 보낸 것으로 보인다.
비건 부장관이 워킹그룹 운영 개선 요구와 독자적인 남북관계 진전 카드로 압박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 어떤 대답을 내놓을 지도 관심이다. 그가 'FFVD 조율 강화'에 무게를 실을 경우 한국 정부에 국제사회 대북 제재 네트워크에서 이탈하지 말 것을 요구하며 제동을 걸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기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