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中 간 직항 노선, 2020년 뒤 5년 만 재개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세계 양대 인구 대국인 인도와 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인 가운데 이르면 다음 달부터 양국 간 직항 여객기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인도 항공사는 최근 정부로부터 중국행 항공편을 준비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인도 정부가 이달 말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직후 양국의 직항 여객기 운항 재개를 공식 발표할 수 있다고 매체에 전했다.
중국행 직항 노선은 인도 항공사인 에어 인디아와 인디고가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항 노선 재개 협상은 지난 2주 동안 속도를 내고 있으며, 다만 양국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아 실제 운항 재개 시점은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인도와 중국 사이에는 매달 약 500편의 직항 여객기가 운항됐다. 그러나 2020년 팬데믹 이후 직항 노선 운항이 중단 돼 인도에서 중국으로 가는 여행객들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을 경유해야 했다.
같은 해 접경 지역에서의 양국 군대 충돌로 인도와 중국 간 관계가 급속히 악화하면서 직항 여객기 운항 재개는 더욱 늦어졌다. 당시 충돌 뒤 양국 간에는 직항 화물기만 오갔다.
인도와 중국은 앞서 지난 1월 직항 여객기 운항 재개에 합의했으나 합의 내용이 실제 이행되지는 못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무력 충돌한 가운데 중국이 파키스탄 지지 입장을 냄으로 인해 인도와 중국 간 관계가 다시 냉각됐고, 이후 6월 직항편 운항 재개를 발표했지만 가시적인 진전은 없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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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두(百度)] |
직항 노선 재개는 미국과의 관계 경색에 빠진 인도가 중국과의 정치적 관계를 재조정하려는 움직임 중 하나로 풀이된다.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인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표적'이 됐다. 인도에 대해 25%의 상호 관세를 매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휴전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수입하고 있는 인도에 25%의 징벌적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뒤, 인도가 미국과 '관세 전쟁' 휴전 중으로 비슷한 상황에 있는 중국과의 협력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인도가 중국인에 대한 관광 비자 발급을 재개하면서 양국 관계가 해빙기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양국이 지난해 10월 국경 분쟁 지역에 대한 순찰 방식에 합의한 데 이어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자 회담을 가졌고, 최근 인도 고위급 관료가 잇달아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서다.
모디 인도 총리도 이달 31일 개막하는 SCO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졌다. 모디 총리의 중국 방문은 7년 만이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