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콘텐츠 '미래 먹거리'로 강조
자료 쌓이는데, 이용 건수·접근성↓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정부가 콘텐츠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규정했지만, 정작 콘텐츠 자료의 보고(寶庫)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 도서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산업 종사자는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도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산하 '콘텐츠 도서관'은 지난 2014년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콘진원과 함께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나주)로 이전했다. 문화콘텐츠산업 분야별 단행본·정기간행물·영상자료·게임자료·음향자료 등을 소장하고 있다.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
16일 뉴스핌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콘텐츠도서관 이용 현황 및 운영비용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 수출 규모가 최근 5년간 연평균 16% 이상 성장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액이 100억 달러(2019년 기준)를 넘어선 것에 비하면 상반된 수치다.
지난 2017년 6183명이 이용하고, 8480건이 대출됐던 콘텐츠 도서관은 2018년 4549명·4580건 2019년 5919명·4758명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올해 상반기(1월~6월)엔 2300명·2405건을 기록해 전년과 비슷한 수치를 나타낼 전망이다.
자료 구매 예산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약 3500만원 수준이던 예산은 2018년 1770만원, 2019년 3800만원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2020년 다시 2688만원으로 감소했다.
이용 건수가 줄고 있지만 자료는 쌓이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단행본은 7만 1792권·비도서는 2만 3893건·기타자료는 3199건으로 총 9만 8884건의 자료가 콘텐츠 도서관에서 구비돼 있다.
특히 최근 각광받고 있는 영상 및 게임 자료 등도 다양하게 비치돼 있다. '비도서(2만 3893건)'로 분류되는 DVD는 1만 3195건·게임타이틀 4143건·음반 4570건·비도서일반 1985건으로 나타났다.
풍부한 자료에도 불구, 공간의 제약으로 업계 종사자 및 미래 콘텐츠 종사자들이 자유롭게 접근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일부 서비스는 콘텐츠업계 종사자 및 연구원에게만 한정 제공하는 상태다.
이용대상은 한국콘텐츠진흥원임직원 및 가족과 같은 '내부 이용자'와 나주 혁신도시 인근 지역주민인 '외부 이용자'로 나뉘어있다. 대출기간은 2주이며, 비도서자료 및 출판만화 등과 같은 비도서자료는 도서관 내에서만 열람 가능하다.
콘텐츠 업계 종사자들이 서울 및 각 지방에 흩어져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접근성이 떨어지는 상황. 콘진원 관계자는 "타지에서 콘텐츠 자료를 받아볼 수 있는 택배 서비스와 같은 방법은 없다"며 "직접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이용이 제한된 상태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 도서관' 홈페이지 캡처] |
이어 "내부 직원에 한해 행낭 서비스(일종의 택배 서비스)를 제공 중이나 외부 분들에 대한 행낭 서비스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라며 "상호대차 등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아서 책 대여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 주민은 직접 방문해 대여 가능하지만 타 지역 거주자는 어려울 것 같다"며 "6개월 장기 서비스는 내부 직원들에 대한 연구 자료, 사업에 필요한 자료 대여해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다. 일반 도서관보다 다양하고 질 좋은 자료일 텐데 직접 이용할 수 없어서 아쉽다"며 "서비스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열린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 발표회'에서 "콘텐츠는 문화를 넘어 한국 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산업이 됐다"며 "콘텐츠는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중요한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콘진원이 지난 7일 발표한 '2019년 하반기 및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 추정치는 103억 9000만 달러로 전 년 대비 8.1%가 늘었다. 종사자 수도 같은 기간 2.2% 증가한 68만 2131명으로 증가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