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잔액 폭증, 조기 자금 수요 큰 폭
항공·운송·요식업, 위험 업종 지정해 대출 관리
"3분기부터 연체율 확대, 은행 건정성 위협"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올해들어 가계와 기업 대출이 100조원 넘게 증가하자 은행이 신규 대출 심사 강화에 나섰다. 은행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에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사태가 장기화되자 건전성 관리에 착수한 것이다. 외식업, 운수업, 여행업 등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은 업종들이 관리 대상으로 꼽혔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6월 중 은행 원화대출은 118조3000억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하고서도 86조1000억원이 늘었다.
기업들이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회복이 더뎌지자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대출을 큰 폭 늘린 영향이다. 특히 소상공인을 위한 초저금리 대출 지원 등으로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은 53조5000억원, 개인사업자 대출은 29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은행권에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업종 전반의 신규대출 한도를 제한하거나 아예 개별 차주의 대출을 상한선을 제시한 은행도 있다.
하나은행은 항공·운송업과 여행업종을 고위험 업종으로 지정하고, 이들 업종의 전체 대출한도를 제한할 방침이다. 기존 차주에 대해선 담보 보강을 요구하거나, 혹은 차주와 상담을 통해 원리금 상환계획을 조정하고 있다.
다른 업종도 관리 대상에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리스크 관리 부서에서 시스템을 통해 대출을 관리하는데, 요즘처럼 경기 불확실성이 높을 때는 관리주기를 짧게 가져간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영업점별로 공문을 보내 요식업종 대출을 건당 1억원으로 제한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원이 한쪽 분야로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며 "업종별 포트폴리오가 짜여있는데 요식업 부문이 특별히 대출이 많아져서 조절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은행들도 하반기 들어 업종별 리스크 평가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이달 초 실시한 산업등급평가(IR)를 통해 업종에 따라 등급별 담보 비율을 세분화했다.
신한은행도 이미 올초부터 중점관리 업종에 음식업, 숙박업 등을 포함해 관리하고 있다. 이달 중 업황과 대출 현황을 재검토하고 중점관리 업종에 추가할 계획이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