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대비 기업 비용절감 효과"
경기회복 이후 실적개선 기대감도 ↑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2분기 실적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축과 영업활동 제약을 고려해 상장사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연초에 비해 40% 이상 하향조정했으나, 기업의 비용 절감 등 선제적인 위기대응이 실적을 방어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컨센서스가 있는 상장사 중 이미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외한 125곳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연초 추정치 대비 43.3% 급감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보다는 28.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8조1000억원으로 증권사 컨센서스(6조4703억원)를 25% 뛰어넘었다. 전년대비로는 22.8% 증가했으며, 연초 추정치와 유사한 규모였다. LG전자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4931억원으로 컨센서스(4009억원)를 20% 이상 뛰어넘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삼성전자는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어닝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코로나19의 영향에 흔들리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은 기대 이상의 세트(스마트폰, TV) 판매 호조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일회성 이익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IM(IT·모바일) 부문은 6월부터 글로벌 경제활동 재개에 힘입어 판매량이 기대치를 상회했고 가전 부문에서는 집에 머무는 추세가 지속되면서 TV 판매가 좋았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3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에서 디스플레이 일회성 이익을 제거해도 IM 부문의 실적 개선으로 인해 9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LG전자에 대해서도 '위기는 지났다'는 진단이 나온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세트 시장 침체에 따른 제조사간의 경쟁 완화로 마케팅비 등 판관비도 감소했다고 추정한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상반기 수요 눌림 영향으로 세트 판매량은 하반기에 반등(풍선효과)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당초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가장 큰 고비가 2분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경제활동 위축이 3월부터 본격화됐고 이후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다. 기업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은 1분기보다 2분기에 본격화 될 것이란 예상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예상을 20% 이상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가 잇달아 나온 것이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영업활동 등이 개선됐다기 보다 선제적인 비용 절감 등 경영 및 재무활동 변화가 효과를 냈다고 해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는 애널리스트들의 이익추정치 오차가 커질 수 밖에 없는 구간"이라며 "연구원들은 영업환경, 매크로환경, 기업의 가동률, 재고상황 등을 파악하는데, 이번에 발표된 실적은 상당부분 비경상 이익이 반영됐다. 경기침체를 대비한 몸집 줄이기, 비용절감 등 경영 및 재무활동 변화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기업들이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가 상당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준비가 필요하다는것을 인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연말까지는 몸집줄이기와 비용절감 노력을 계속할 것이며, 채산성을 개선시키고 나서 경기가 좋아지면 실적개선도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