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1112억원·오뚜기라면 150억원 규모 현물 출자
코로나 장기화에 가공식품 판매량 급증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오뚜기가 오뚜기라면과 함께 자회사 오뚜기물류서비스에 1261억원의 자금을 현물 출자하기로 한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1112억원 규모의 오뚜기 용인물류센터 외 5개 토지, 건물 및 구축물을 자회사인 오뚜기물류서비스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오뚜기라면 역시 150억원 규모의 위탁 창고 등 부동산 일부를 오뚜기물류서비스로 넘긴다.
오뚜기물류서비스는 ▲물류 입출고 및 재고를 관리하는 창고보관임대업 ▲상온·냉장·냉동 등 제품의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송사업 ▲오뚜기를 비롯해 오뚜기 계열사인 조흥, 풍림푸드, 면사랑 등 다수 업체의 냉동·냉장 물류 대행업 등을 하는 물류회사다.
업계에서는 이번 현물출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컸을 거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식이 줄고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는 동시에 라면, 제과, 가정간편식(HMR) 등 집에서 먹는 가공식품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서다.
이러한 흐름은 오뚜기 실적만으로도 충분히 파악 가능하다. 가공식품이 주력 사업인 오뚜기는 코로나19가 확산세던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455억원, 영업이익 5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 8.9%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는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면서 오뚜기 1~5월 분야별 매출 역시 면 9.3%, 밥류 38%, 냉동식품 1.7%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뚜기 입장도 동일하다. 당초 현물출자 이유를 "오뚜기물류서비스를 종합물류회사로 육성하기 위함"이라고 공시한 오뚜기는 그 배경에 대해 "코로나19 여파는 없을 수 없다. 식품 그중에서도 간편식 특히나 많이 팔리는 저희 입장에서는 물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물류서비스의 구체적인 방향성은 여름 이후에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처럼 오뚜기와 오뚜기 계열사의 물류사업을 도맡는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물론 타 업체와의 거래 역시 '회사에 발전적인 방향'이란 전제 아래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오뚜기는 오뚜기물류센터 사업 확장과는 별개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맞춰 가공식품 확대에 적극적으로 움직일 계획이다. 오뚜기 진라면, 즉석밥 등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 판매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탕·찌개 HMR 6종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인다는 복안이다.
한편 오뚜기물류서비스는 이번 거래로 비용 절감 효과를 보게 됐다. 큰 폭은 아니지만 오뚜기물류서비스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017년 51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8년 41억원에서 지난해 39억원으로 떨어졌다.
이 가운데 오뚜기물류서비스가 용인물류센터 등을 소유하게 되면서 임대로 절감으로 인한 비용 축소가 가능하게 됐다. 이는 곧 전체 영업이익에도 기여할 수 있을 거란 분석이다. 오뚜기와 오뚜기라면이 넘기는 현물 중 대부분은 용인물류센터처럼 이미 오뚜기물류서비스가 이용료를 내고 임대해서 써온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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