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도 '삼각 포트폴리오' 덕에 '어닝 서프라이즈'
화장품 회복속도 더뎌...사드 때보다 영업익 19%p↓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LG생활건강이 화장품·음료·생활용품 '삼각 포트폴리오' 덕분에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25분기 연속 성장했다.
다만 주력사업인 화장품 사업부문은 실적 회복 속도가 더디다. 럭셔리 화장품 판매 호조로 1년 반동안 화장품 '1조 매출'을 지켜왔으나, 2분기에는 9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당시보다 실적 감소 폭이 더 크다.
◆2분기도 어닝 서프라이즈...25분기 연속 영업익 증가
23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이 회사는 2분기 실적으로 매출 1조7832억원, 영업이익 303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 0.6% 증가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20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7.23 hrgu90@newspim.com |
이번 실적도 '어닝 서프라이즈'다. 앞서 증권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의 2분기 영업이익 감소를 전망하는 분석이 많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매출 1조7774억원, 영업이익 273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 -9.3% 수준이었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은 영업이익 성장세를 지켜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성장은 2014년 1분기 이래 25분기 연속 성장이다. 매출은 2017년 2분기 사드 보복 이후 처음으로 12분기 만에 감소했으나, 소폭 감소에 그쳤다.
이는 견조한 생활용품 및 음료 사업부문 실적 덕분이다. 생활용품 사업부문은 2분기 매출 4622억원, 영업이익 632억원을 기록,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4.6%, 124.4%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증가율이 무려 세 자릿수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등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항균 티슈와 같은 위생용품에 대한 높은 수요가 지속됐고 미세 플라스틱 무첨가 섬유 유연제 '아우라'가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음료 사업부문 또한 실적이 늘었다. 음료 사업부문 2분기 매출은 3977억원, 영업이익은 61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6%, 30.2% 증가했다. 음료 사업부문은 마진율이 높다. '코카콜라', '몬스터에너지', '조지아' 등 주요 브랜드가 성장을 견인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화장품 사업은 '휘청'..."면세점 회복 속도에 달려"
주력사업인 화장품 부문의 실적 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더디다. 럭셔리 화장품이 가장 잘 팔리던 면세점 채널이 휘청하면서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다. 직전 분기까지 1년 반동안 이어오던 화장품 매출 1조 기록이 이번에 깨졌다.
2분기 화장품 사업부문 매출은 9243억원, 영업이익은 178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6%, 21.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9.3%로 사드 사태 당시(19.0%)로 회귀했다.
화장품 부문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 폭은 사드 영향을 받은 2017년 2분기 대비 더 컸다. 당시 LG생활건강은 매출 7812억원, 영업이익 148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 2.7% 감소한 수준이었다. 2017년 2분기 중국인 관광객 수는 49.7% 감소한 바 있다.
면세점 채널에서의 매출이 직전 분기와 비교해 더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분기 면세점 채널 화장품 매출은 3154억원이었다. 2019년 1분기와 2분기 면세점 채널 매출은 각각 4627, 4380억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
최상위 등급 화장품들의 매출도 2분기에는 소폭 꺾였다. 1분기에는 '로시크숨마'와 '더퍼스트'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52% 증가했으나, 2분기에는 로시크숨마 매출이 20% 감소하고 더퍼스트만 26% 증가했다. 그 외에 '후' -13%, '숨' -36%, '오휘' -11% 매출 역성장이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실적 회복은 면세점 채널 회복 속도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관광객 수 급감으로 어려워진 면세점에서 글로벌 업체들의 재고 소진을 위한 과도한 할인 경쟁이 계속되며 화장품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며 "상반기 최대 행사인 618 쇼핑축제에서 럭셔리 화장품이 좋은 성과를 거두며 해외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7% 성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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