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빅2 롯데·신세계 그나마 선방...명품이 살렸다
추석 낀 3분기가 관건..."반등 계기는 있지만 수익 회복은 글쎄"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백화점 업계의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가 코로나19 국면에서 올해 2분기 실적을 개선하며 선전했다. 보상심리로 인해 해외 명품이 잘 팔리면서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관건은 3분기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끼어 있어 실적 반등을 꾀할 최대 분수령이 될 수 있어서다. 다만 예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이뤄지고 있는데다 집중호우로 인해 수해를 입은 곳이 많기에 소비심리가 위축될 우려가 큰 탓이다.
◆백화점 빅2 롯데·신세계 그나마 선방...명품이 살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 4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740억원과 비교하면 40.6% 감소했다. 한 해 동안 300억원의 영업이익이 사라진 셈이다.
다만 지난 1분기에 비해서는 실적 개선을 이뤘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 1분기에는 전년 동기에 비해 82.1% 급감한 280억원이었다. 금액으로 따지면 1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160억원 오르며 선방한 것이다.
명품과 가전의 호조세에 힘입어 수익성이 나아졌지만 기존점의 매출 부진으로 예년 수준으로 돌리는 데는 실패했다. 국내 기존점 신장률은 마이너스(-) 10.4%였고 해외 점포는 더욱 심각했다. 해외의 경우 국내보다 3배가 넘는 36.9% 역신장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동을 제한하면서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인도네시아는 4월부터 6월까지 두 달 가까이 휴점했고 베트남은 4월 23일까지 문을 닫아야 했다.
이에 매출액은 66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역신장했다. 매출에서만 1000억원 가까이 증발했다. 다만 중국 선양점 폐점으로 발생한 충당금 43억원과 국내외 판매관리비를 절감해 그나마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
신세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세계백화점은 별도 기준 총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 감소한 930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반토막 났지만 흑자 기조는 이어갔다.
명품(28%)과 생활용품(23%)이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2% 감소하며 코로나 충격을 비껴가지 못했다.
당기순이익은 685% 급증한 1374억원을 기록했다.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의 현물출자를 처분한 1155억원이 반영되며 수익이 급증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형 집객시설을 기피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여전하다. 게다가 보상심리로 인해 명품 소비가 두 자릿수로 늘었지만 위축된 소비심리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어서 유통업계의 시름이 깊다.
◆추석 낀 3분기가 관건.."반등 계기는 있지만...수익 회복은 글쎄"
업계에서는 하반기 실적을 판가름할 기준점으로 3분기를 보고 있다. 2분기는 백화점 비수기인 관계로 3분기 들어 영업이익이 증가세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인 2분기 740억원에서 1040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고 신세계백화점도 328억원에서 506억원으로 7.9% 신장했다.
3분기는 명절인 추석이 끼어 있는 만큼 실적을 만회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체적으로 추석 때 선물세트를 비롯해 명품·패션 카테고리에서 소비가 살아나는 특징이 있다. 지인이나 고마운 사람에게 선물하기도 하지만 명절 동안 고생한 자신을 위해 '보상 소비'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
벌써부터 백화점들은 추석 선물세트 판촉전에 뛰어들어 실적 반전을 꾀하고 있다. 롯데는 오는 21일부터, 신세계는 24일부터 사전예약 주문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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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행사장 모습.[사진=신세계백화점] |
겨울이 포함된 4분기는 단가가 높은 패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적기다. 겨울 아우터를 비롯해 패션상품들이 대부분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어 백화점의 '성수기'로 평가된다.
다만 변수는 코로나19 재확산이다. 지난 5월 황금연휴 기점으로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이태원발 집단감염 확산으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다녀간 매장들은 잇따라 휴점해 영업 차질도 빚으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최근 들어 소규모로 코로나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백화점 업체들은 다시 재확산할까 노심초사하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긴 장마도 업체들의 걱정거리다. 2013년 이후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운 올해 장마는 집중호우를 전국에 퍼부으며 많은 피해를 입혔다.
코로나에 장마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추석 전후로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6월 이후로 수익성이 회복세에 있"며 "하지만 소규모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고 전국적으로 수해도 발생해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 보니 하반기도 앞이 막막하다. 재난지원금 등 소비가 살아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한데 사실상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하반기 실적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통업계 대목인 추석을 기대하고는 있지만 감염 위험이 있는 다중이용시설이라는 점에서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하기도 어려워 난감하다"며 "코로나, 장마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 실적 자체를 예단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