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시작하기를 원한다고 밝히면서,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방송된 연설에서 차이 총통은 미국과 관계 강화를 위해 FTA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취임 2기 우선사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과 대만 간 FTA 협상은 대만이 미국산 돼지고기와 소고기 첨가물을 금지하면서 결렬돼 근 20년 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대만은 광우병 사태를 이유로 2003년 12월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금지했으나, 이후 락토파민 성분이 함유된 육류만을 금지한다는 내용으로 수입 금지 조치를 완화했다.
하지만 이날 차이 총통은 "양자 무역에 있어 아주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 기술적 문제로 인해 지나치게 오랫동안 무역 관계를 강화하지 못했다"며 관련 사안에 대해 양보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차이 총통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미 무역대표부(USTR)는 아직까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 주 대만을 방문한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10일 차이 총통과의 만남에서 양자 무역협상 등 무역 사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도 일부 정치인들과 정책 전문가들은 대만과의 FTA를 촉구하며, 이를 통해 대만이 중국의 경제적 압박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미 국무부도 중국에 압박을 가하는 방법으로 대만과의 FTA를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의 FTA는 대만을 '하나의 중국'의 일부로 간주하는 중국 정부의 거센 반발을 일으킬 것이 거의 확실하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 판매를 지속하는 등 양국 간 관계를 강화하는 데 강력히 반발해 왔다.
또한 백악관 관료들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FTA 추진을 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락토파민 성분을 이유로 미국산 육류 수입을 금지하는 등 대만이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고 관료들은 전했다.
미국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국은 중국에 이어 대만의 두 번째 무역파트너국으로 양국 간 재화 및 서비스 무역 규모는 945억달러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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