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총리·대전협 회동에도 파업 수위 올라가
의협 "원점 재검토 등 약속있어야 파업 철회"
[세종=뉴스핌] 김은빈 기자 =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임상강사)들도 24일부터 순차적으로 정부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파업에 동참하면서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 등이 긴급회동을 가졌지만, 전공의들이 무기한 업무중단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니라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정부가 정책 철회나 재논의 약속이 없는 이상에는 26~28일 총파업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공의들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전임의협의회는 24일 업무 중단을 시작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전임의 288명과 서울아산병원 전임의 일부가 이날 오전 9시부터 파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임의협의회는 병원별로 순차적 업무중단을 진행한 뒤, 26일 의협 총파업에 모든 병원이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전날 정세균 총리와 대전협의 대화가 진행됐음에도 의료계의 단체행동 수위는 점점 올라가는 모양새라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정세균 총리와 박지현 대전협 회장 등은 전날 밤 약 2시간 반 가량 대화를 갖고 ▲정부는 대한전공의협의회를 포함한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논의를 시작한다 ▲엄중한 코로나19 시국을 고려하여 전공의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진료에 적극 참여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날 대화는 그간 정부와 의료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상황에서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지만,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형철 대전협 대변인은 "대화를 하자는 요구에 (정총리가) 대화를 하겠다고 약속했고 우리도 코로나19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거라 크다면 클 수 있는 진전"이라면서도 "대화를 하겠다는 것만 약속했지 정책에 대한 요구는 못받아들이겠다고 했기에 (파업을) 철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의협 측도 정 총리와 대전협의 합의가 총파업 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도 "어제의 합의는 선언적인 내용으로 총파업에 영향을 미칠 이유가 없다"며 "진정성있는 대화가 시작됐고, 코로나19 진료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거라 진일보했다는 의미는 있어도 전향적인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총파업 진행 여부는 이날 열릴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에 따르면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는 이날 정부 측과 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범투위에는 대전협과 의협, 의대생단체와 교수단체 등 범의료계 인사들이 참여한다.
김대하 대변인은 "정책 철회에 대해 한시적으로 중단하겠다는 게 아니라 중단하고 재검토를 한다거나, 다시 추진할 때 의료계와 합의를 거치겠다는 등 분명한 약속이 있어야 한다"며 약속 없이는 총파업 철회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