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일자리, 대부분 비정규직이라 외면 받아
[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여행 제한과 통제령으로 공통을 받고 있는 미국 관광·여가 산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시취업 비자 통제로 고충사항 하나가 더 생겼다. 외국인 노동자가 빈 일자리에 미국인들이 고개를 돌리지 않고, 이런 식으로 미국 일부 경제는 회복이 저해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트럼프의 비자제한 조치를 철회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월 트럼프 미 대통령이 J-1(문화교류), H-2B(비농업분야) 등 임시취업 고용자들에게 발급되는 비자를 연말까지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예상과 달리 이들 일자리가 미국시민들의 눈길을 끌지 못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의하면, 미국 정부의 비자 제한 조치로 비는 일자리는 정규직이 아니라서 미국 시민의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이면 값싼 공공 임대주택 신청도 못한다. 더구나 졍부의 실업급여 추가지급액으로 미국 시민들은 임시직을 회피하는 경향이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자제한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실제로 미국시민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실한 증거도 없이 행정명령에 서명을 했고, 대통령 단독으로 미국에 입국할 수 있는 비자를 제한할 권한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금요일 워싱턴의 연방법원은 트럼프의 비자제한 조치 일부에 대한 타당성을 인정했다.
미국 상공회의소의 이민정책담당 임원 존 바셀리체는 "동계 리조트에는 많은 J-1 비자 소지자가 일하는데 벌써부터 임시직을 구하지 못할까 리조트 사업자들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많은 업체가 동사(冬死)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연방법원 판결처 럼 외국인 임시근로자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의 시각은 바뀌지 않고 있다.
이민을 더욱 더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한 이민연구센터의 데이비드 노스 연구위원도 외국인 근로자가 편리하고 비용을 절감한다는 측면에는 동의하고 있다. 노스 연구위원은 "근로자를 탄력적으로 고용할 수 있고, 정규직에 대한 부담이 없어 J-1비자 근로자는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스 연구위원은 "사업자들은 늘상 임시직을 구하기 어렵다고만 하고, 임금수준이 낮아서 좋다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며 "미국에서 사업을 한다면 당연히 미국 시민을 고용한다고 마음을 먹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9년부터 교환방문 등의 형식으로 미국으로 입국한 임시직 고용자 규모는 상위 5개주만 봐도 뉴욕주가 8만6000명 이상, 플로리다주가 7만8000명, 캘리포니아가 6만6000명, 매사추세츠주가 6만5000명, 뉴저지주가 6만2000명 등이다.
한해 수입의 30%이상이 12월 10일부터 1월 7일 사이에 발생하는 스키 리조트의 경우도 임시직 근로자를 찾지 못할까 우려하고 있다. 전국스키지역협회 규제담당 이사 데이비드 비어드는 "트럼프 행정부가 비자에 대한 임시조치를 폐지하지 않으면 많은 스키 리조트가 직원을 구하지 못하고 이는 사업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키 리조트 지역의 주민들도 점점 고령화되는데 고등학교 졸업생이 줄어들고 있어 이 문제는 더 심각하다. 미네소타주 북부의 루첸산맥 한 스키리조트는 하계 놀이공원 등에서 임시직 일자리를 맡았던 사람들에게 북쪽으로 이동해 겨울 스키 리조트에서 일하는 것을 권유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정규직들의 근로시간을 대폭 늘이지 않으면 감당이 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테네시주의 개틀린버거 하계 놀이공원의 경우를 보면 주민수는 4000여명인데 여름에 1400명 이상의 임시직 노동자가 몰려들었다. 올해는 임시직 노동자가 겨우 68명만 왔다.
코로나19 이전에 이 지역의 실업률은 2.5%수준이었으나 지금은 30%다. 그만큼 이 지역 경제는 관광·여가에 집중돼 있다.
이 지역은 그 해결책의 하나로 12학년 학급에 관광숙박 인턴십 과정을 개설하고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12학년 가운데 취업을 원하는 학생은 이번 주에 인터십을 시작한다.
스키 리조트 [사진=로이터 뉴스핌] |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