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지휘관 "다음부터는 본인이 직접 문의해라" 답변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 부부가 아들 서 모씨의 휴가(병가) 연장을 위해 아들을 대신해 군에 직접 민원을 넣었던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이 공개한 국방부 인사복지실의 내부 문건에는 "서씨의 1차 병가(2017년 6월 5일~6월 14일)가 종료된 당일인 6월 14일에 국방부에 병가가 종료됐지만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아 좀 더 연장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부모가) 문의를 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 문건은 국방부가 실시한 추 장관 아들 건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담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 2020.08.21 mironj19@newspim.com |
문건에 따르면 추 장관 부부는 서씨 카투사 복무 당시 그를 담당하던 미8군 한국군지원단 지역대 지원반장 이 모 상사에게 병가 연장 관련해서 문의를 했다. 서씨는 2016년 11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2사단 지역대 본부중대 지원반에서 복무했다.
국방부는 문건에 "병가 출발 전 병가는 한 달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군에서 서씨에게) 인지시켜줬지만, 본인이 지원반장에게 묻는 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부모님과 상의를 해서 부모님이 민원을 넣으신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추 장관 부부의 문의에 이 모 상사는 직접 병가연장과 관련해 상세히 설명을 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 부부에게 "미안할 필요 없으니 다음부터는 지원반장에게 직접 물어봐 주고 의문점을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씨는 1차 병가 종료 후 6월 15일부터 23일까지 2차 병가를 나갔는데 이 과정에서 중간에 복귀하지 않았고, 주치의 소견서 등 병가 심의에 필요한 서류도 뒤늦게 제출해 논란이 되고 있다. 1차 병가 당시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발급한 소견서를 사전에 제출하고 병가를 허가받았으나 2차 병가 때는 사전에 서류 제출이 이뤄지지 않아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씨가 2차 병가 전 군에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은 국방부 문건에도 나타나 있다. 국방부는 문건에서 "(서씨 측에서) '병원 주치의가 출장을 간 관계로 필요 서류를 차주(다음 주) 중으로 발송하겠다'고 했다"며 "이에 군은 '병가 심의 전까지는 개인 휴가를 사용하고 병가 연장 승인 후 병가로 대체시키겠다'는 내용을 인지시켰다"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사진=뉴스핌DB] |
◆ 추미애·여당 "군대 안 가도 되는데 간 것" vs 군 병원 "군 병원에서 치료 가능"
국방부는 그러면서 서씨의 무릎 관련 질병에 대한 군 병원(국군양주병원)의 진단서 내용도 문건에 첨부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7월 1일 국회 법사위에서 아들에 대해 "한쪽 다리를 수술해 제가 국회의원이 아니면 군대에 안 가도 됐을 아이다. 아이가 굉장히 많이 화가 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더는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성토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 등 여당에서도 논란 진화를 위해 그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해 왔다.
그러나 양주병원의 박 모 군의관이 발급한 진단서에 따르면 "상기 환자 진단명에 대해서 의학적으로 군 병원에서 충분히 진료가 가능하나 환자 본인이 민간병원 외래 진료를 원해 10일간 병가를 요청한다"고 돼 있다. 즉 군 병원에서는 "추 장관 아들 서씨의 질병은 군에 입대하기에는 무리가 없고, 치료도 군 병원에서 받아도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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