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입력 과정서 발생한 오류...피해자 보상 없어 '문제'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 전라북도에 사는 A씨(45)는 최근 자녀를 위해 가입한 어린이보험 리모델링 컨설팅을 받다가 황당한 사실을 확인했다. 13세인 A씨의 아들이 보험금을 수령한 이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관계를 파악하니 보험사의 전산착오였다.
MG손해보험이 고객 정보를 전산에 잘못 입력, 고객이 알지 못하는 보험가입 및 보험금수령 이력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애꿎은 고객은 보험사고정보시스템(ICPS, Insurance Claims Pooling System)에 보험금 수령 이력이 남아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현행 보험업법에서는 이런 피해에 대한 대책이 없어 원성을 사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보가 고객의 정보를 전산에 잘못 입력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에 A씨는 새로운 보험 가입을 못해 한동안 불편을 겪었지만, MG손보는 실수를 바로 잡겠다는 것 이외에 아무런 배상을 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2020.09.11 0I087094891@newspim.com |
MG손보는 신규 가입자의 주민번호를 입력하는데 오타를 내고 비슷한 A씨의 주민번호를 입력했다. 즉 MG손보에는 A씨가 보험가입자라고 입력 된 것.
A씨가 기존 보험을 해약하고 다른 보험에 재가입하려 할 때 오류가 드러났다. ICPS에 보험금 수령 이력이 있어 가입이 막힌 탓이다. ICPS는 지난 2016년 신용정보원이 개발한 시스템으로, 보험사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전 보험사가 특정 보험사의 보험금 수령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A씨는 해당 보험사에 항의, 보험사는 '가입 당시 개인정보의 전산입력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를 인정, 바로잡겠다'고 했다. 각 보험사의 정보를 취합, 관리하는 신용정보원의 ICPS의 내용을 바로잡으려면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1주일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현재 MG손보의 실수는 모두 바로잡힌 상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답답함을 느낀 A씨는 소재지인 금융감독원 전북지부에 민원을 넣었다. 금감원 전북지원 관계자는 "가입 과정에서 고객의 민감정보를 MG손보가 잘못 입력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보험사 내부통제에 일부 오류가 있던 건"이라고 관측했다.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진짜 문제는 명백하게 소비자 피해가 있는 건임에도 배상에 대한 조항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즉 소비자가 적지 않은 불편을 겪었음에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 문제해결이 지연돼 상령일(보험가입나이 기준일)이 지나거나 상품이 개정되면 보험료 인상, 보장금액 축소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 가입건에 대해서는 직원이 직접 입력한다"며 "간혹 입력착오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런 사례가 많지 않으며, 오류를 발견하면 즉시 수정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 피해고객에게 배상 등의 법적 절차는 마련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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