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 기업은 미국식 아냐...자유 기업이 미국식"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인텔의 지분을 취득하고, 엔비디아의 중국 AI 칩 매출에서 일정 부분을 가져가는 방안에 대해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우려를 표했다.
21일(현지시각) 펜스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현 정책 흐름은 자신이 부통령으로 있던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채택했던 전략이 아니었다면서 "미국 정부가 일본 제철에서 황금주를 보유하거나, 인텔 지분 일부를 가져간다는 최근 논의에 대해 큰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에서 제조업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돌리고, 핵심 산업을 보호하며,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겠다는 목표 아래 기업에 대한 정부 개입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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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펜스 전 미 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올해 초에는 일본 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황금주'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는데, 황금주는 단 한 주만으로도 회사가 결정한 내용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 주식이다. 의결권이 없지만, 회사의 핵심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에는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AI 칩을 판매해 발생하는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인텔 지분 취득에 대해서도 논의 중인데,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를 칩스법(Chips and Science Act) 보조금을 지분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미국 정부는 경영권이나 의결권은 갖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펜스 전 부통령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 행보 중에서도 엔비디아와의 합의를 "더욱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이미 국가안보 보호를 위한 수출 통제는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매출의 15%를 가져오는 것만으로는 우리의 국익이나 국가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모든 것에 대해 한 걸음 물러서야 한다. 내가 대통령에게 조언할 수 있다면, 두 번 생각할 때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펜스 전 부통령은 "국영기업은 미국식이 아니다. 자유기업이 미국식이다. 세금과 규제가 적은 사적 부문이 세계 역사상 가장 번영한 경제를 만들어왔다. 우리가 그 길을 계속 간다면 앞으로도 늘 사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기지 사기 의혹으로 사임 압박을 받고 있는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 이사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이날 미 법무부가 쿡 이사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펜스는 "대통령이 그녀에게 사임을 요구했지만, 그녀는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의혹이 단순히 사임 압박 캠페인의 일부가 아니기를 바라며, 정당한 절차에 따라 다뤄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펜스 전 부통령은 한때 트럼프의 강력한 동맹이었지만,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 당시 대선 인증을 거부하지 않으면서 트럼프와 결별했다. 당시 의사당을 습격한 트럼프 지지자들은 "펜스를 교수형에 처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펜스는 지난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지지 기반을 넓히지 못해 일찍 중도 하차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