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추석 장사 끝났네요"…불에 탄 청량리 시장 상인들 '망연자실'

기사입력 : 2020년09월21일 13:35

최종수정 : 2020년09월21일 13:35

"연기 쐰 과일들은 팔지도 못해" 올해 추석 장사 끝났다며 탄식
아크릴 소재 탓 불길 빠르게 확산…상인들 "지원도 못 받을 것"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연기 쐰 과일들은 냄새가 나서 팔지도 못해요. 시장에서 불이 나면 현장 통제하고 복구하는 데 몇 달은 걸리니까 장사하는 사람들은 오늘로써 끝나는 거죠."

추석을 열흘 앞둔 21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 시장 바닥에는 감귤 수백 개가 뒹굴고 있었다. 과일을 옮겨 담을 감귤 박스도 물에 젖어 굴삭기에 힘없이 쓸려나갔다. 오전 10시 넘어서까지 시장에는 연기가 자욱했다. 퀴퀴한 냄새는 온 시장을 덮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이날 새벽 청량리 전통시장에서 시작된 불이 청과물 시장까지 옮겨붙으면서 시장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상인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2020.09.21 yooksa@newspim.com

청과물 시장 상인들에게 추석과 설은 대목이다. 시장 상인들은 보름 전부터 추석 차례상에 올라갈 배, 사과, 단감, 감귤 등과 선물세트 준비로 평소보다 많은 물량을 들여놓는다. 그만큼 화재로 인한 피해도 크다.

이날 오전 4시 32분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3시간여 만인 오전 7시 26분 초기진화에 성공했지만 불은 청량리 전통시장과 청과물 시장의 점포 19개를 태운 뒤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상인들은 "올해 추석 장사는 끝났다"고 입을 모았다.

화재 현장 인근에서 40년 넘게 과일가게에서 일하고 있다는 정모(75) 씨는 "올해는 태풍에 비까지 많이 와서 안 그래도 물량이 달렸는데 불 때문에 다 날리게 생겼다"며 "보름 전부터 물건 떼려고 상인들끼리 전쟁을 치르다시피 했는데 불타 버렸으니 올해 추석은 끝났다"고 토로했다.

박모(66) 씨는 "작년에도 야채 파는 쪽이랑 식당에 불이 났었는데 2개월 넘게 복구하느라 장사를 못 했다"며 "추석이라고 평소보다 물건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 별 지원도 못 받을 테고, 불난 사람만 억울하게 됐다"고 했다.

화재 현장 인근에 둘러진 폴리스라인 뒤로 상인 수십 명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화재 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곳곳에서 "저 불에 탄 곳들 어쩌냐"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화재 현장 인근의 한 시장 상인은 족히 수 백개는 돼 보이는 사과, 멜론, 포도 박스 등에 둘러싸여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바닥을 응시하고 있었다.

화재 현장 맞은편에서 편에서 3년간 과일 장사를 하고 있다는 조모(33) 씨는 "불난 곳은 10년 넘게 장사를 하신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보통 추석 전에 선물세트를 많이 들여놓아서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타다 남은 과일들이 바닥에 쏟아져 있다. 2020.09.21 yooksa@newspim.com

청과물 시장에서 불이 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월에도 청량리 농수산물 시장에서 불이 나 점포 3곳이 불에 탔다. 2018년 1월에는 청량리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점포 18개가 소실됐다.

소방 관계자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청과물시장에 아크릴 소재가 많아 연소 확대가 빠르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발생한 화재에서도 시장 내부 천장 부분에 설치된 보온 장치가 문제가 됐다. 불은 이 장치를 타고 빠르게 확산했다. 2019년에도 노후화된 시장 시설 탓에 불을 완전히 잡는 데 4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청과물 시장에도 한 골목당 40여개의 점포가 마주 본 채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시장 상인 김모(58) 씨는 "워낙 시장에서 불이 자주 나다 보니 보험사들이 보험을 안 들어주려고 한다"며 "불나면 상인들 길바닥에 나앉는 것"이라고 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2분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전통시장에서 불이 났다. 불은 청과물도매시장으로 옮겨붙으면서 전통시장 67개 점포 중 9개, 청과물시장 150개 점포 중 10개가 불에 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최초 발화지점 및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상황은 화재진압이 완료된 상태에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clea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버핏, 하락장에 옥시덴털 등 주식 더 샀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번 주 뉴욕증시 하락 장세 속에서 그동안 꾸준히 매수해 온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지분을 추가 매수했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크셔는 890만 주의 옥시덴털 지분을 4억500만 달러(약 5860억 원)에 매수했다. 이번 지분 인수는 지난 17일과 18일, 19일에 걸쳐 이뤄졌다. 이번 매수로 버크셔가 보유한 옥시덴털의 지분은 28%로 확대했다. 버핏 회장은 하락장에 주식을 저렴하게 산 것으로 보인다. 옥시덴털의 주가는 이번 달 들어 10% 하락해 연초 이후 24%의 낙폭을 기록 중이다. 전날 옥시덴털의 주가는 52주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 [사진=블룸버그] 옥시덴털은 버크셔가 보유한 주식 중 6번째로 규모가 크지만, 버핏 회장은 완전한 인수설을 부인했다. 버크셔가 옥시덴털을 추가 매수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버크셔가 보유한 옥시덴털의 가치는 120억 달러에 이르지만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옥시덴털 투자로 버크셔가 10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버크셔는 북미 최대 위성 라디오 사이러스XM 지분 500만 주를 1억1300만 달러에 샀다. 사이러스XM은 올해 60%나 급락해 현재 10여 년간 가장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은 회사가 2025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도했다. 도메인 등록 서비스업체 베리사인의 지분 23만4000주를 약 4500만 달러에 사들였다. 현재 버크셔는 이 회사의 지분 13%를 보유 중이다. 이로써 지난 3거래일간 버크셔가 매수한 지분은 최소 5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mj72284@newspim.com 2024-12-21 00:55
사진
달러/원 환율 1,450원 돌파...15년래 최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9일 달러/원 환율이 1450원도 돌파하며 1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내년 기준 금리 인하 속도를 줄일 가능성을 시사한 여파다. 연준은 18일(현지 시각)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기준 금리를 4.25~4.50%로 0.25%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준은 9월과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번의 회의에서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내렸다. 연준은 별도로 공개한 경제 전망 요약(SEP)에서 내년 말까지 금리 인하 폭을 0.50%p로 제시했다. 이는 9월 1.00%p를 기대한 것에서 크게 축소된 수치다. 이 같은 예상대로면 연준은 내년 0.25%p씩 총 두 차례 금리를 낮추게 된다. 매파적인 연준의 내년 금리 전망에 이날 미 달러화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19일 오전 6시 50분 기준 1453원으로 1450원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약 15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제롬 파월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했다. [사진=블룸버그] koinwon@newspim.com 2024-12-19 06: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