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발생시 등록금 감면·반환 법적 근거 명시
"등록금 감면·반환을 논의할 수 있다", 강제 조항 아냐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상황 발생시, 대학교는 매 학기 등록금 반환 혹은 감면 논의를 할 수 있고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 원격 강의 탓에 수업의 질이 낮아졌다며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 소송에 나선지 약 석달 만이다. 하지만 등록금 감면이 강제규정은 아닌 탓에 추후 갈등이 예상된다.
국회는 재난 및 감염병 상황에서 대학이 등록금심사위원회를 통해 등록금을 환급 혹은 감액을 논의해야 한다고 규정한 고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을 재적 253인중 찬성 251인, 기권 2인으로 통과시켰다.
고등교육법 개정안에는 ▲재난 및 감염병 상황에서 대학이 등록금심사위원회(등심위)를 통해 등록금 환급 및 감액 가능 규정 명시 ▲등심위 위원 중 특정 구성원이 과반수를 차지하지 않도록 하고, 전문가 위원 선정시 학교와 학생대표 협의 ▲등록금 심의를 위한 관련 자료 제출기한 설정 ▲회의록 비공개 결정시 위원의 2/3이상 동의 의무화 등이 담겼다.
이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발생 시 정상적인 수업진행이 어려워진다면 이를 원격 수업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감염병 상황에서 대학으로 하여금 입학 전형 계획을 유연히 대처할 수 있도록 법안을 고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0년도 제4회 추가경정예산안이 재석 282인, 찬성 272인, 반대 1인, 기권 9인으로 통과하고 있다. 2020.09.22 leehs@newspim.com |
여야는 등록금 심의 기초가 되는 자료제출권 및 정보공개를 확대한 만큼 등심위에서의 학생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고등교육법과 함께 처리된 사립학교법 개정안에는 재난 발생 시 대학 적립금을 학생지원 목적으로 변경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립대 적립금은 교육시설의 신설·증축과 학생의 장학금 지급 및 교직원의 연구 활동 지원 등에 충당하기 위하여 사립대 법인 차원에서 모아둔 돈이다. 이 돈을 등록금 감면 등에 쓸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한 셈이다.
앞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지난 7월 초 서울중앙지법에 등록금 반환 소송을 낸 바 있다. 대학생들은 대학이 쌓아둔 적립금으로 등록금 반환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지난 8월 31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발표에 따르면 전국 156개 4년제 사립대학교의 교비 회계상 적립금은 지난해 기준 7조8817억원이었다.
다만 법안이 통과됐더라도 갈등 불씨는 여전하다. 등록금 면제·감액 관련 조문이 강제조항이 아니라서다.
이날 통과된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학교는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재난 상황에서 대학의 학사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 등록금을 면제·감액할 수 있다" 규정한다. "등심위에 학생 비율을 높이고 등심위 심의결과를 최대한 반영한다"는 조항도 함께 신설됐지만 등심위 구성과 운영은 각 대학 학칙에 달려 있는 만큼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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