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부처 이행상황 점검…적극적 이행 협조 요청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미성년자 등 군 복무를 하지 않은 남성이 각종 사고로 손해배상을 받을 때 여성이나 군 면제자에 비해 적게 받는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5월 제도개선을 권고한 '손해배상액 산정의 불공정 요소 개선' 방안에 대해 추진계획과 이행현황을 파악하고 법무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적극적인 이행을 당부했다고 25일 밝혔다.
권익위는 불법행위 등으로 신체상 손해 발생 시 손해배상 범위에 포함되는 일실이익을 산정할 때 군복무예정기간을 취업가능기간으로 인정하고 중간이자를 단리로 변경해 군 미필 남성 등이 불이익을 받는 것을 개선하도록 올해 5월 법무부 등에 권고한 바 있다.
정부세종청사 국민권익위원회 전경 [사진=국민권익위원회] 2020.07.28 kebjun@newspim.com |
일실이익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얻을 수 있는 장래의 이익으로 월 소득액과 취업가능기간 등을 고려해 산출한다. 사고 시점을 기준으로 중간이자를 뗀 후 현재가치로 환산해 일시금으로 지급한다.
이때 취업가능기간은 만 19세부터 65세까지다. 다만 군 미필 남성은 모두 장래에 군 복무할 것으로 예상해 군 복무기간의 월 소득으로 군인봉급을 인정한다. 따라서 군 미필 남성은 여성이나 군 면제 남성에 비해 일실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11세 미성년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피해자가 여성이면 취업가능기간은 19세부터 65세, 월 소득액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일용임금이 인정돼 270만원(2020년 기준)이 적용된다.
반면, 피해자가 남성인 경우에는 취업가능기간은 군복무예정기간(약 2년)만큼 늦어져 21세부터 65세까지는 여성과 동일하게 270만원이 인정된다.
하지만 군복무기간 중인 2년 동안은 40만 원(2020년 이등병 기준)만 인정돼 배상받을 수 있는 일실이익이 여성에 비해 약 2200만원 줄어든다.
또 일실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공제하는 중간이자의 경우 5%의 법정이율을 적용하고 법원 판결 또는 국가배상에서는 단리방식으로 자동차보험 등 민간보험사는 복리방식으로 공제하고 있다.
앞선 사례를 공제방식을 달리해 계산하면 보험사는 2억6320만원, 법원은 4억2300만 원을 각각 인정, 소송을 거치지 않을 경우 피해자는 약 1억6000만원 정도 금전손실을 보게 된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는 법무부에 일실이익 산정 시 군복무예정기간을 취업가능기간에 포함시키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자동차보험 등 민간보험회사가 중간이자를 단리방식으로 변경하도록 했다.
법무부는 올해 말까지 군 미필 남성의 국가배상 결정사례 확인을 거쳐 내년에는 보다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용역 발주해 군 미필 남성에 대한 차별적 요소를 해소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법무부가 국가배상법 개정을 완료하면 이를 바탕으로 중간이자 공제방식 개선 등을 포함해 내년 중에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등을 개정할 예정이다.
전현희 권익위 위원장은 "이미 권고한 사안이 잘 이행되도록 해당 기관에 이행 독려를 강화하겠다."면서 "앞으로도 국민들의 입장에서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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