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캣츠'가 40주년 기념 공연으로 코로나19를 뚫고 한국을 찾았다. 전세계를 사로잡은 명작 공연이 모두의 마음 속 한 켠, 아름다운 추억을 상기시킨다.
세계적인 뮤지컬의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 '캣츠'가 40주년을 맞아 내한 공연 중이다. 코로나19로 띄어앉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과거 '캣츠'의 흥행 추억을 간직한 샤롯데씨어터로 돌아왔다. 고양이보다 더 고양이 같은 분장을 한 세계 최고의 배우들이 매일 밤, 지친 관객들을 젤리클 축제로 초대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에스엔코] 2020.09.29 jyyang@newspim.com |
◆ 인간보다 더 인간답고, 매력적인 고양이들의 환상적인 쇼
1년에 한번, 젤리클 고양이들이 모두 모인 밤 단 한 마리만 선택받아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고양이들은 각자의 개성과 살아온 여정을 넘버로 풀어 들려준다. '캣츠'에는 뚜렷한 스토리와 갈등 구조가 없다. 극중에선 각 고양이들의 귀엽고, 사랑스럽고, 사고뭉치 같은 캐릭터의 개성을 기반으로 사건, 사고가 일어난다. 모든 배우들의 완벽한 군무와 자연스런 흐름의 송스루로 채워진 무대에서는 어떤 빈틈도 찾을 수 없다.
젤리클 축제에 모인 고양이들은 털 색깔부터 외모, 성격, 사연 등이 가지각색이다. 넘버에 맞춰 하나씩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하면, 객석은 저절로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고양이들의 매력에 푹 빠진다. 세심한 분장은 물론, 고양이의 움직임을 묘사하는 몸짓, 안무 하나 하나가 보는 이들에게 더없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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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친숙한 몇몇 캐릭터 외에도 '캣츠'의 모든 출연진은 객석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섹시한 사고뭉치 고양이 럼텀터거, 아름다웠지만 늙고 병든 그리자벨라, 열차 속 고양이 스킴블샹스, 도둑고양이 콤비 몽고제리, 럼플티저, 해설자 멍커스트랩, 가장 오래된 고양이들의 조상 올드 듀터로노미, 마법사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등 고양이들은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매력을 발산한다.
◆ 킬링 넘버 '메모리'와 '캣츠'가 가진 추억의 힘
누구나 아는 '캣츠'의 킬링넘버 '메모리'가 흘러나오는 순간, 객석은 숨죽인 듯 조용해진다. 아름다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열창하는 그리자벨라를 보며, 각자가 갖고 있던 추억을 살며시 들여다보게 한다. 화려한 아크로바틱과 발레, 군무로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듯한 무대를 비주얼적으로 구현한다면, 정서적으로는 먹먹한 추억의 힘으로 객석에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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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캣츠' 공연만이 지닌 고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한 지점도 있다. 오프닝에서 고양이들이 모두 객석에서 등장하며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거나, 인터미션에서 올드 듀터로노미가 직접 포옹해주는 이벤트는 더이상 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그 덕분에, '캣츠'의 추억 역시 더 자극되는 느낌이다. 과거 코로나19가 없던 시절의 '캣츠'가 그리워지는 순간, 이 뮤지컬의 매력이 한층 배가된다. 오는 11월 8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