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들 "내년에 인턴 안 나오면 의료 시스템에 큰 문제"
강기윤 "정부·응시생 모두 잘못, 정부가 나서야"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국가고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을 구제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주요 대학병원장들과 만났지만 뚜렷한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국시 재응시 요구에 '불가' 입장을 내놓은 정부·여당과 의대생들의 소통창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만 밝혔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강기윤 의원도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요 대학병원장들의 예방을 받고 있다. 이날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은 김 위원장을 예방해 국가고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의 구제 방안을 논의했다. 2020.10.13 leehs@newspim.com |
김 위원장은 "최근 정부하고 의료계 문제 때문에 걱정이 많다"며 "원인 제공자가 문제를 풀기 위한 생각을 해야하는데, 문제를 풀 생각이 없기 때문에 의료인 수급에 지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모 인한대의료원장은 "내년에 인턴 2700명이 나오지 않으면 의료시스템에 커다란 문제가 생긴다"며 "인턴 2700명이 나오지 않으면 지방에 있는 대형병원에 인턴이 한 명도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필수의료 시스템 자체가 붕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공의가 되기까지 4~5년이 걸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몇년 동안 굉장한 문제가 생긴다"며 "공공의료 시스템 자체도 굉장히 위태롭게 되고, 코로나19 방역에 구멍이 뚫릴 가능성이 많다"고 호소했다.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발하며 지난 8월 31일 마감이었던 국시 접수를 거부했다. 정부는 9월 6일로 접수 마감 기한을 연장했지만, 응시율은 14%에 그쳤다.
강기윤 의원은 "정부가 앞으로 공공의료를 확대한다는 미명하에 10년 동안 의사 정원을 4000명으로 늘린다고 한 것이 발단"이라며 "왜 늘리는지에 대해 이해 당사자들로부터 이해를 구해야 한다. 필요성과 당위성이 무엇인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에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아닌 이해당사자와 충분한 논의를 했어야 했다"면서도 "정부 문제도 있지만, 그와 같은 주장을 강하게 내세운 응시생들도 문제가 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결자해지 차원에서 정부가 나서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비공개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2700명의 인턴이 나오지 않으면 지방의료 체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감안해서 여당에서도 통크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면담을 마친 뒤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대생 2700명이 국시에 응시하지 않으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공백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저희들은 보건복지위에서 대화를 통해 의대생들과 정부·여당의 소통창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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