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증권

속보

더보기

라임·옵티 '원투펀치'에 사모펀드 엇갈린 시선...'빗장 걸까 풀까' 딜레마

기사입력 : 2020년10월21일 16:20

최종수정 : 2020년10월21일 16:41

모험자본의 적극적 공급 '순기능'
"고위험 상품에 비전문가 유입은 위험"
금감원, 규제 대신 예방대책 고심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라임에 이은 옵티머스 사태로 사모펀드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모펀드에 대한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역기능만 부각된다면 사모펀드가 고사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가 환매 중단된 지난 8월 기준 개인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액은 19조34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조3983억원)에 비해 26.6% 감소했다. 사모펀드 판매액이 사상 최대치에 달했던 지난해 6월말(39조4126억원)과 비교하면 20조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불과 1년여 사이에 절반이 증발한 셈이다.

라임과 옵티머스 사건으로 사모펀드의 부작용과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 사모펀드 시장 내 평균 6.5% 판매액을 기록했던 개인투자자 비중은 올해 8월말 기준 4.5%로 쪼그라들었다.

◆ 사모펀드 안전장치 없이 고삐 푼 금융위

업계에선 지난 2015년 사모펀드에 대한 안전장치가 미비한 상태에서 관련 규제만 완화하면서 이번 사태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사모펀드가 갖고 있는 폐쇄성에 대한 대비책 없이 모험성 자본 공급 강화에만 열을 올렸다는 것이다.

국내 자산운용사 수 및 순자산 추이 [표=자본시장연구원]

당시 금융위는 벤처기업 등에 모험성 자본이 적극 공급되도록 지원하겠다며 사모펀드의 자기자본 요건을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는 최소 투자금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췄다. 또 사모 운용사 진입 요건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완화하고 전문 인력 3명만 있으면 회사 설립을 가능하게 빗장을 풀었다. 낮아진 진입장벽에 사모 운용사가 크게 늘면서 지난 2015년 20개였던 전문사모운용사들은 올해 초 225개로 크게 늘었다.

금융당국의 감시 인력은 제한적인 반면 이처럼 사모펀드 시장은 덩치를 불리면서 관리감독에 구멍이 뚫렸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특히 사모펀드는 영업 비밀을 명목으로 공모펀드와 달리 분기별 운용보고서를 공시할 의무가 없어 '깜깜이 펀드'로도 불린다. 사모펀드는 통상 고위험 고수익 상품인 만큼 운용 노하우가 중요한데 이것이 노출되지 않도록 공시의무를 부여하지 않은 것이다. 옵티머스처럼 운용사가 서류를 조작하고 투자금을 당초 계획서와 달리 엉뚱한 곳에 넣어도 일반 투자자로서는 알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라임과 옵티머스도 모두 환매 중단 사실이 알려진 뒤에야 사기 펀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문제는 당초 사모펀드의 취지가 투자전문가들이 알아서 운용하는 시장을 구축하는 것임에도 투자 자격을 크게 낮추면서 비전문가들이 대거 유입됐다는 점이다. 사모펀드 공격적인 운용으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도 커 비전문가들의 진입을 막았던 것인데 문턱을 낮추면서 부작용이 터졌다. 결국 자금은 충분하지만 마땅한 수익처가 없던 '큰 손 투자자'들이 사모펀드 시장으로 대거 움직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2015년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사모펀드 투자에 열을 올리면서 실제로 당시에는 사모 시장이 무척 호황을 누린 건 사실"이라며 "특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률이 10%를 훨씬 웃도는 사모펀드에 뭉칫돈이 흘러갔다"고 말했다.

◆ 순기능 살아질라...딜레마 놓인 금감원

벤처기업 등에 필요한 모험자본 공급량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에서 사모펀드 시장은 금융투자업계의 핵심축이지만 이처럼 계속된 규제 완화로 사실상 고사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규제가 강할수록 시장이 위축되고 그로 인한 부작용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입장에선 규제를 강화하면 모험성 자본 공급이라는 사모펀드 본연의 순기능이 약화되고 규제를 완화하면 사기 펀드 위험성이 높아지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실제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줄곧 "사모펀드 규제는 대폭 풀어야 한다"고 밝혀왔으나 지난해 11월 DLF 사태 관련 후속 조치를 발표하면서는 "규제를 결정하는 데 있어 고민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당시 "성숙기 전에 겪는 성장통"이라며 "규제강화로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사모펀드 본연의 순기능이 저해되는 '교각살우'의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12 kilroy023@newspim.com

이에 따라 금융위는 지난 7월 운용사에 대한 판매사와 수탁기관의 감시 및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모펀드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사모펀드 전수조사 방침도 함께 담겼다.

하지만 이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우려는 여전하다. 라임과 옵티머스처럼 운용사가 마음먹고 사기 펀드를 만들어 굴리면 감시·견제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사모펀드 전체조사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당장 금감원이 조사할 대상 사모펀드만 1만304개, 사모펀드 운용사도 233개에 달한다. 금감원은 3년 내 전수조사를 마치겠다는 계획이지만 조사인력 등을 고려하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감원은 라임 사태 이후 지난해 11월부터 2개월 간 52개 운용사의 1786개 사모펀드를 조사한 바 있으나 옵티머스 펀드를 잡아내지 못했다. 판매사들도 라임사태가 불거진 이후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했으나 마찬가지로 옵티머스 펀드의 이상 징후를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판매사와 운용사들은 금감원 눈치를 보느라 제 목소리를 내고 있지 못하지만 은 위원장과 손 위원장의 의견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자체가 악마화 되고 있다는 게 지금의 가장 큰 문제"라며 "금감원 입장에선 규제를 강화해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진입을 막거나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를 독려하되 보호장치를 강화해야 하는데, 둘 모두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전날 밤 사의를 표명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광수 민정수석이 어젯밤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 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명 부동산과 차명 계좌 의혹으로 오 수석이 물러난 만큼 차기 민정수석 검증 기준에 청렴함 등이 포함될 것이야는 질문에 "일단 저희가 가지고 있는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분이 가장 우선적인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사명"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 수석 건을 계기로 인사 검증 기준이라 원칙이 마련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이 대통령이 여러 번 표방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실용적이면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첫 번째 가장 먼저 포방될 원칙"이라며 "그리고 여러 가지 우리 국민들이 요청하고 있는 바에 대한 다방면적인 검토는 있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3 09:43
사진
조은석 내란특검 "사초 쓰는 자세로"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른바 '3대 특검(특별검사)' 중 내란 특검을 맡게 된 조은석(60·사법연수원 19기)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13일 "수사에 진력해 온 경찰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찰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 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검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이날 "수사팀 구성과 업무공간이 준비되면 설명해 드릴 기회를 갖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조 특검은 현재 퇴직 후 별도 근무 중인 변호사 사무실이 없고 재택근무 중이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전남 장성 출신인 조 특검은 광주 광덕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대검 공판송무과장, 대검 범죄정보1·2담당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검사,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4년 대검 형사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 수사를 지휘했고, 청주지검장,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낸 뒤 문재인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역임한 뒤 검찰을 떠났다. 2011~2025년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낸 조 특검은 임기 중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제동을 거는 등 윤석열정부와 대립하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저녁 내란 특검에 조 특검, 김건희 특검에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해병 특검에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각각 지명했다. 조 특검과 민 특검은 더불어민주당 추천, 이 특검은 조국혁신당 추천이다. 각 특검은 최장 20일간 준비기간을 거치게 되며, 내달 초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특검은 최대 60명, 김건희 특검은 40명, 채해병 특검은 2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예정이다. hyun9@newspim.com 2025-06-13 07:4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