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접종 잠정중단 권고...백신학회 "고령자 접종은 지속돼야"
김우주 교수 "독감 사망자 매년 3000명...올해도 접종해야"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늘어나면서 당장 예방접종을 받아야 하는지 의료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의료계 중앙회인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오는 29일까지 접종사업을 중단하고 사망과 백신과 인과관계 확인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대한백신학회 등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중단 시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접중을 지속해갈 것을 주장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가 전국적으로 13건이 보고되는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의 한 독감예방접종 부스가 한산하다. 2020.10.22 pangbin@newspim.com |
의협은 지난 22일 용산 임시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감 백신 접종사업 잠정 유보를 권고했다. 이를 위해 23일부터 의협 회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백신 접종을 잠정 유보하도록 한다는 것.
의협은 백신 접종 후 90시간 내 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백신을 맞은 후 수 시간에서 90시간 내 사망했기 때문에 시간적 인과관계가 있다"며 "사망과 관련한 여러 소견을 포함해 백신접종이 결정적 원인인지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환자가 원할 경우 보건소나 국공립 의료기관으로 전원해 백신 접종을 받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잠정 유보 기간 동안 사망과 백신 접종 간 인과성에 대한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잠정 유보 기간 동안 백신의 제조 공정, 시설,유통, 관리 전반의 총괄 점검을 실시하고 사망자의 부검과 병력 조사를 통해 백신 접종과 인과성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백신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과 사망간의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백신과 접종자 사망 간 상관관계가 밝혀지지 않았고 백신 품질에 문제가 없다는 질병관리청의 입장과 같다.
대한백신학회는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된 백신은 현재 수거돼 사용되고 있지 않다. 상온 노출 백신의 경우도 약효가 떨어질 수는 있지만 사망 등 중증 이상반응에 대해선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백색입자 역시 심각한 부작용과 연관성은 밝혀진 바 없다"고 전했다.
백신학회는 "올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과 계절독감의 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소아청소년과 고령자,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면역저하자에게서 독감백신 접종 필요성이 특히 강조되며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코로나19 유행과 함께 독감 백신 접종에 사람이 몰렸고 그로 인해 추위에 노출된 고령자들의 건강상태가 악화됐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이 커져 백신을 맞기 위한 대기줄이 길어져 추운 날씨인데도 밖에서 대기하는 과거 관행이 재현된 면도 있다"며 "지난 2009년 신종 플루 때도 계절독감 백신 접종 시기에 사망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병의원 앞에서 춥고 떨리는 상황에서 대기하는 일이 고령자의 건강에는 매우 큰 스트레스"라며 "혈관이 수축해 각종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여전히 계절독감으로 매년 3000명 정도가 사망한다"며 "고령자의 경우 백신 접종을 안 하는 것보다 접종을 받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그는 "질병관리청도 앞선 사망 사례에 대해 신속하게 과학적인 근거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며 "17세 사망자의 경우 고령자 사례와 같이 설명 안 되는 면이 있는데 부검 등으로 원인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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