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세계적인 하천-해양 생태구간인 남북 접경 한강 하구에 대한 습지생태조사가 실시된다.
1일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부와 통일부는 오는 2일부터 10개월간 남북 접경 지역인 한강(임진강) 하구의 우리측 지역 습지에 대한 생태조사를 착수한다.
이번 조사는 향후 남북 공동의 추가조사를 대비한 기초자료 수집 차원에서 이뤄진다. 남과 북은 지난 2018년 '9.19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정전협정 체결 이후 65년 만에 최초로 한강하구 공동이용수역에 대한 공동수로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환경부와 통일부는 한강하구의 생태·환경 등에 대한 보다 종합적이고 심층적인 조사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이번 조사를 추진한다.
[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자료=환경부] 2020.11.01 donglee@newspim.com |
한강하구 지역은 자연적으로 바닷물이 유입되는 열린 하구이자 장기간 인간의 간섭 없이 보존돼 생물다양성이 뛰어난 세계적인 하천-해양 생태구간(Eco-belt)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지리적으로 남북 접경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세부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과거 부분적으로 이루어진 조사·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곳 일대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저어새, 수원청개구리,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인 개리, 꼬마잠자리, 노랑부리저어새, 뜸부기, 물방개 등 다수의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생태원에서 진행하며, 한강하구 우리측 지역 습지와 그 배후지역의 사계절 생태 변화를 비롯해, 야생동물의 분포 현황 및 식물의 지리학적 특성을 조사할 예정이다.
조사지역은 우리측 하천구역인 보구곶 및 한강상류부(만우리) 일대 약 80㎢ 4개 구역이며 조사대상은 8개 분류군인 조류, 포유류, 양서파충류, 식생, 식물상, 육상곤충, 저서성대형무척동물, 어류다.
또한 위치추적기 등을 활용해 한강하구 일대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조류, 포유류 등)의 분포 현황 및 특성을 파악한다. 이와 함께 식물유전자의 염기 서열 분석으로 한강하구 식물의 지리학적 특성을 조사하고 남북 지역에 공통적으로 서식하는 식물의 유전학적 영향을 밝혀 남북 공동연구의 기초자료를 확보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한강하구 일대의 생태계 보전뿐만 아니라 남북이 평화적으로 공동이용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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