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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시대] 재생에너지·헬스케어 '뜨고' 빅테크 '지고'

기사입력 : 2020년11월08일 09:56

최종수정 : 2020년11월08일 09:56

증세 등 바이든 정책, 미국 경제 및 시장에 '발목'
전문가들, 투자 관망 권고…"대선은 단기 이벤트일 뿐"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의 46대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달라질 업계와 시장 분위기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적극적 경기부양과 증세 등 바이든 당선자가 내세웠던 공약들이 미국 경제와 대형 IT 기업 등에는 충격파를 던지겠지만, 신재생에너지나 친환경 산업, 유가나 금과 같은 일부 자산 시장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선이 결국 단기 이벤트일 뿐이라며 섣부른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장기적 안목을 갖고 시장을 우선 관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에서 투표일을 나흘 앞두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바이든 정책, 성장에 '역풍'

업계 전문가들은 28%로 인상될 법인세나 추가 경기 부양책 등 바이든 집권 하에서의 새 정책들이 미국 경제 성장에는 역풍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밥 미셸 JP모간 글로벌 채권 대표는 "블루 웨이브로 법인세는 높아지고 에너지 및 보건 규제가 강화될 전망인데 이는 성장에 모두 역풍"이라면서 "당선자는 당연히 출발부터 경제를 끌어 올리올 할 테니 재정 부양책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건, 인프라, 교육 등에서 엄청난 부양책이 나올 수 있는데, 나머지 국가들도 미국과 디커플링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핌코의 리비 캔트릴 공공정책 부문 대표는 블루 웨이브가 증시와 신용 시장에 모두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휩쓸면 금융 시장은 당장 법인세, 소득세 등 각종 세금 인상을 반영할 것이고, 이는 평균 이상의 밸류에이션 멀티플에 거래되고 있는 주식이나 신용 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S&P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로 10년 평균인 15.5배를 크게 웃도는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T.로우 프라이스 미국 증시 애널리스트 케이티 딜은 "바이든 집권 하에 법인세가 21%에서 28%로 높아지면 실적에 부담이 되고, 기업들의 자본 지출이 줄고 주식 바이백 수준도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당선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해외 자회사의 소득 중 무형자산 소득에 대해 저율을 세금을 부과하도록 만든 '글로벌 무형자산 소득 저율 과세(GILTI)' 제도를 뒤집으려 할텐데 이는 해외에 사업 비중이 큰 미국 기업들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액티버스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 담당이사 로버트 탈레브스키는 "바이든이 당선되면 법인세 인상으로 인해 주식 시장 흐름이 완만해지고, 이는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큰데 이는 재정 여건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긍정적 전망도 있다.

T.로우 프라이스의 딜은 바이든 당선 후 무역 긴장이 줄고 인프라 계획이 실행되면 추가 부양책과 맞물려 기업 실적이 개선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AMP캐피탈 수석 이코노미스트 셰인 올리버는 바이든 집권 하에서는 트럼프 시절보다 정책 추진이 더 매끄러울 것으로 내다봤다.

페이스북과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긴장하는 '빅 테크'…미소 띠는 '신재생'

바이든 승리 소식이 전해지자 아마존·애플·페이스북·구글로 대표되는 빅테크(Big Tech) 기업들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강력한 반독점 규제로 이들 기업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지난달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소속 반독점위원회는 '디지털시장 내 경쟁 조사' 보고서에서 이들 빅테크 기업들을 독점기업으로 규정하면서 규제 강화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바이든 당선자 역시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 왔다. 선거운동 당시 바이든 캠프는 또 소셜미디어 기업들로 하여금 허위 정보에 대해 그들의 사이트를 더 잘 감시하도록 법규를 강화할 것이며 자율주행차와 같은 혁신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향후 4년 동안 청정에너지 인프라에 2조 달러를 투입할 것이며, 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에 적극 임하겠다고 약속한 바이든 후보 덕분에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다.

바이든 당선자는 기후변화가 전 세계와 미국이 직면한 가장 긴급한 위기라고 지칭하면서, 재생에너지 이용을 늘리고 에너지 효율 향상에도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화석연료 생산보다 재생에너지 수요의 확대와 더불어 성장 가능성이 커진 산업에 정부지원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 투자 전문가들 "일단 관망" 권고

바이든과 민주당의 당선에 투자 전문가들은 일단 당장 행동에 나서기보다는 시장 흐름을 지켜볼 것을 권고하고 있다. 대선과 같은 단기 이벤트에 포트폴리오 변화를 주는 것은 섣부른 행동이라는 것이다.

안필드 자산운용 회장 알렉스 돌은 "공화당이 더 기업 친화적이라 주식에 호재라는 것이 일반적 통념이나, 1993년 이후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S&P500의 평균 연 수익률은 당선 후보가 어느 당이든 관계없이 6~7% 정도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느 당이 이기든 "주식에 대한 우리 비중은 거의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글로벌 매크로 책임자 주리엔 티머는 "어느 한 선거 또는 어느 한 정당을 넘어 시장을 견인하는 것은 경제 펀더멘털이라는 긴 추이"라면서 "(대선 결과에 집중하기 보다는) 자신의 자산 비중을 재검토하거나 예금처럼 직접 통제가 가능한 영역들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안필드의 돌 역시 "고객을 위해 우리가 줄 수 있는 어드바이스는 대선이라는 시간을 빌어 당신의 리스크 허용 한계를 재평가해보고 이번 대선을 다른 시장 변수처럼 대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UBS 글로벌자산운용 미국 최고투자책임자(CIO) 솔리타 마셀리는 대선 직후 "전반적인 지수 수준을 넘어 각기 다른 지수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면서, 중소형주에 집중된 러셀2000지수와 대형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등의 흐름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휩쓴 상황에서는 재정 부양에 힘입어 중소 기업들이 더 나은 성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 글로벌 시장전략 대표 폴 크리스토퍼는 투자자들이 선거 직후 단기 혼란을 넘어 침착하게 그 이후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 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가-금-정크본드 강세 전망

바이든 당선으로 자산시장에서는 유가와 금, 정크본드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바이든 당선이 양날의 검이 될 전망이다.

알레리안 리서치 담당이사 스테이시 모리스는 바이든 당선으로 석유 업계에 규제가 늘 전망이라면서, 이는 미국 내 생산 차질로 이어져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을 밀어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금의 경우 바이든이 주도할 증세 및 규제 강화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회피 성향을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JP모간은 지난달 보고서에서도 블루웨이브 시나리오에서 금 값이 최대 5%까지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수익률에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과 인플레이션 기대가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며 이것은 장기적으로 금값이 하방 경로를 이어갈 것이라는 우리의 전망과 부합하고 특히 시장의 초점이 부양책으로 옮겨가면 더욱더 그렇다"고 진단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바이든 당선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전망인데, 마켓워치는 바이든이 추진할 과감한 경기 부양책이 경제와 인플레 전망을 끌어올려 미국채 매도세를 촉발할 수 있으나, 또 한편으로는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통화 정책 지원이 국채 수익률 급등(가격 하락)을 저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시장 참가자들은 대선 후 증시가 급락하는 등 투자 불안감이 초래되면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해 채권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반짝 수혜 기대되는 업종은?

주식 시장이 장기적으로는 미국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단기적으로는 바이든 당선자가 공약한 정책에 분명 반짝 수혜를 기대할 업종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포브스는 바이든 임기 초반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으로 총기산업, 재생에너지, 헬스케어, 마리화나 관련업종, 기술부문을 꼽았다.

총기 산업의 경우 민주당의 총기 반대 노선이 실질적인 규제로 이어지기 전에 총을 사두어야 한다는 소비자 심리가 자극돼 초기에 판매가 늘어날 수 있어 단기 성장을 점칠 수 있다. 또 이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재생에너지 부문이 승승장구 할 수 있는데, 다만 스튜어트 이스테이트 플래닝 웰스 어드바이저스 회장 크레이그 크리스너는 "에너지 관련주가 모두 뜨는 것은 아니며, 청정 에너지 관련주는 확실히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0년 차상위 계층에 의료 혜택을 지원하기 위해 공공건강보험(메디케이드와 메디케어), 일명 '오바마케어'를 시행했고, 바이든은 이러한 오바마 케어의 확대를 주장해 온 만큼 건강보험 관련업종은 상승을 기대해도 좋다.

바이든은 마리화나 합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관련주들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며, 기술 부문의 경우 바이든의 코로나19 관련 봉쇄 강화로 재택 근무 등이 확대되면서 기술 기업에 대한 의존도는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미 금융정보 사이트 키플링거닷컴은 바이든 수혜주로 신재생 에너지 전문기업 브룩필드 리뉴어블 파트너스(Brookfield Renewable Partners L.P., 뉴욕증시:BEP), 신재생에너지 분야 대장주인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 뉴욕증시:NEE), 아틀란티카 서스테이너블 인프라스트럭처(Atlantica Sustainable Infrastructure, 나스닥:AY), 태양광 기업 퍼스트 솔라(First Solar, 나스닥:FSLR), 마리화나 생산업체 캐노피그로스(Canopy Growth, 뉴욕증시:CGC), 전기차업체 테슬라(Tesla, 나스닥:TSLA), 전기 상용차 업체 워크호스(Workhorse Group, 나스닥:WKHS),건축 자재 업체 마틴 마리에타 머티리얼스(Martin Marietta Materials, 뉴욕증시:MLM), 미 최대 의료서비스 업체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itedHealth Group, 뉴욕증시:UNH), 대표적 리츠(REITs) 기업 리얼티 인컴(Realty Income, 뉴욕증시:O), 에너지 서비스 제공업체 에너지 트랜스퍼(Energy Transfer LP, 뉴욕증시:ET), 아이셰어즈 코어 MSCI 이머징마켓 ETF(iShares Core MSCI Emerging Markets ETF), SPDR 골드 미니셰어즈(SPDR Gold Minishares)를 꼽았다.

투자전문매체 '인베스터플레이스닷컴'은 앞서 언급된 종목 외에도 니콜라(Nikola, 나스닥:NKLA), 캐터필러(Caterpillar, 뉴욕증시:CAT), 센텐(Centene, 뉴욕증시:CNC), 셔윈윌리암스(Sherwin-Williams, 뉴욕증시:SHW), 서밋 머티리얼스(Summit Materials, 뉴욕증시:SUM), 프롤로지스(Prologis, 뉴욕증시:PLD), 텔라닥헬스(Teladoc Health, 뉴욕증시:TDOC), 아메리칸 워터웍스(American Water Works, 뉴욕증시:AWK), 프록터앤갬블(Procter & Gamble,뉴욕증시:PG), 월트디즈니(Walt Disney, 뉴욕증시:DIS),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뉴욕증시:BRK.A, BRK.B), A.O.스미스(A.O. Smith, 뉴욕증시:AOS), S&P500 이퀄웨이트 ETF(S&P500 Equal Weight ETF, 티커:RSP), 아이셰어즈 MSCI 캐나다 ETF(iSHares MSCI Canada ETF, 티커:EWC), 아이셰어즈 골드 트러스트(iShares Gold Trust, 티커:IAU), 아이셰어즈 U.S. 헬스케어 ETF(iShares U.S. Healthcare ETF, 티커:IYH)를 추천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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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뒤흔든 맘다니 돌풍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빨리 뉴욕에 파트타임 일자리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주말 뉴욕 인근에 사는 지인들과의 모임 도중 나온 얘기다. 이날 저녁 자리 화제의 중심은 단연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였다.'뉴욕 파트타임' 얘기도 맘다니 덕분에 나온 농담이다. 맘다니는 자신이 시장에 당선되면 뉴욕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30달러로 올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4만 600원 정도다. 현재 뉴욕의 최저 임금 시급은 16.50달러다. 이미 미국 내 최고 수준이다. 그런 뉴욕 최저 임금을 2배로 올리겠다는 얘기다. 물론 2030년까지라는 전제는 달렸다. 그렇다 하더라도 귀가 솔깃해질 만한 공약임은 분명하다. 비단 이날 모임뿐 아니다. 요즘 '뉴요커'들 사이에서 맘다니는 최고의 뉴스메이커다. 어디서든, 누구와든 맘다니 얘기를 꺼내면 10분~20분은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만큼 맘다니의 등장 자체가 뉴욕 사람들에게도 충격이자 파격이다.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뉴욕 시장 자리는 한국으로 치면 거의 서울 시장급이다. 뉴욕은 미국의 최대 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사람과 돈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중심지다.  이런 뉴욕의 유력한 차기 시장 후보가 불과 33세라니. 그것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나 7세 때 뉴욕으로 이민 온 인도계 무슬림이다. 더구나 그는 26살이 되던 2018년에야 뒤늦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투표권을 받았다. 맘다니가 하버드 같은 아이비리그의 명문대를 졸업한 것도 아니다.  그는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후 저소득층 주택 압류 방지 상담사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20년 뉴욕 주의회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선출된 것이 사회 경력의 전부다. 시쳇말로 '듣보잡' 수준이다. 예전 같았으면 뉴욕 시장 후보에 명함도 못 내밀 커리어다. 그런 맘다니가 불과 몇 개월의 선거 운동으로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가 됐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스토리다.  그것도 뉴욕 주지사 3선에, 한때 차기 대선 후보 물망에 올랐고, 당내 유력 인사와 후원 그룹의 지원을 받는 '거물' 앤드루 쿠오모를 꺾었다. 그야말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민주당 전략가 트립 양은 뉴욕타임스(NYT)에 "현대 뉴욕시 역사에서 가장 큰 반전이 일어났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맘다니는 1일 발표된 민주당 3차 경선 결과 과반이 넘는 56%를 득표했다. 이로써 그는 당당히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뉴욕은 아직도 민주당의 아성으로 불린다. 민주당 후보 공천은 뉴욕 시장 당선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진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의 관심은 이제 '맘다니 돌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모아진다. 숱한 전문가들은 아직 맘다니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맘다니의 민주당 경선 승리의 발판이 됐던 급진적인 공약들이 결국 부메랑이 돼서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맘다니가 내세운 핵심 공약은 실제로 급진 좌파 성향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불릴 만하다. 시내버스 무임승차, 0세부터 5세까지 무료 보육 및 유치원 교육 실시, 뉴욕시 관리 아파트 임대료 동결, 값싼 시립 식료품점 설립, 부자 증세 등이 그것이다. 구체적 재정 대책이 없다는 질타와 비판이 나올 만하다. 게다가 맘다니는 학창 시절부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운동에 가담했다. 뉴욕과 민주당의 돈줄을 쥔 유대인들의 거부감도 크다.  민주당 주류와 온건그룹에선 벌써 부담스러운 티를 낸다. 너무 과격해서 중도층 이탈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월가의 큰손들은 이미 온건 성향의 대항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던 쿠오모 전지사나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독립 출마 형태로 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것과도 이와 연결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일찌감치 맘다니를 '100% 공산주의자 미친 놈'이라고 부르며 파상 공세를 퍼붓는 중이다.  급진 좌파 프레임을 씌워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색깔론 공세에 더해 민주당 측 후보 난립을 잘 이용하면 뉴욕 시장까지 손에 쥘 수 있겠다는 기대도 하고 있는 눈치다.  지하철에 탑승한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런 정치판의 셈법과 보도를 따라가다 보면 '맘다니가 11월 4일 선거에서 뉴욕 시장에 당선되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월가 금융기관에서 오래 기간 일했던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만다니의 한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좀 달랐다. 자신의 사무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직원은 줄곧 보수 성향을 보여왔고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이번에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맘다니에게 표를 던졌다. 이유를 물으니, "뉴욕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 물가가 미쳤다. 부자들은 상관없겠지만 우리 같은 단순 사무직은 열심히 일해도 렌트비, 교통비, 식료품비 내기에도 너무 벅차다. 내게 이념은 크게 상관없고, 누구라도 이 힘든 생활에 도움을 준다면 표를 안 찍을 이유가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맘다니의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큼직하게 적힌 슬로건이 새삼 머릿속에 다시 선명히 떠올랐다. "조란 맘다니는 뉴욕의 근로자들의 생활비를 낮추기 위해 시장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였다. 맘다니는 얼마전 NBC 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자신을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한 트럼프의 언급에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리고는 "나는 트럼프가 힘을 실어주겠다고 대선 운동 기간 약속했던 바로 그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그들을 배신해왔다"라고 말했다.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는 트럼프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이면서 자신이 노동자들을 위한 진짜 일꾼임을 드러내는 패기와 영리함이 번뜩이는 발언이다. 그래서 맘다니가 이념 프레임의 덫에 갇히지 않고, 뉴욕 시민의 민생과 민심을 파고드는데 성공한다면 '정말 큰일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건 그가 뉴욕 시장에 당선된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다는 21세기에도 팍팍안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노동자 계층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과거의 이념과 정치적 문법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줄 '사건'이 될 수 있다.  맘다니 열풍과 논란이 뉴욕의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증폭되고 변모하면서 확산될 것이란 예감이 드는 이유다.   kckim100@newspim.com 2025-07-03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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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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