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재배치 필요, 3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배당 기준 변함 없어...별도 당기순익 50%
연내 5G 보급률 25% 달성...B2B 사업 역량 강화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KT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 내재 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 있는데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을 고려, 다양한 자본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KT는 6일 진행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자본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며 "현재의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는 경영진 판단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KT는 2022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실적 향상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올 3분기 누적 별도 영업이익은 7591억원이다.
이번 매입한 자사주의 소각 여부는 미래 실적과 사업 변화에 따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KT는 이번 자사주 매입이 배당 정책과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윤 실장은 "3년간 별도 조정 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하겠다고 한 계획은 변함없다"며 "정확한 배당액은 내년 초 결산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신제품 아이폰12 출시에 힘입어 연내 5G 보급률이 2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기준 KT 5G 보급률은 후불 요금제 가입자 기준 19.6%다.
윤 실장은 "아이폰12가 매우 잘 팔리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4분기에는 LTE에서 5G로 이동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이익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윤 실장은 "아이폰 가입자들이 대부분 선택약정(요금 25% 할인)을 선택해 마케팅 비용이 많이 안 든다"고 말했다.
KT는 지난달 선보인 중저가 5G 요금제와 넷플릭스 초이스 요금제 또한 5G 보급률 확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KT가 출시한 중저가 5G 요금제는 월정액 4만5000원의 '5G 세이브'와 6만9000원의 '5G 심플' 두 가지다. 넷플릭스 초이스 요금제는 데이터 무제한에 넷플릭스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것으로 월정액 9만~13만원이다.
윤 실장은 "중저가 5G 요금제 출시는 LTE 중저가 요금자 가입자가 5G로 전환을 위한 것"이라며 "이후 8만원 이하 중저가 요금제로 가입하는 고객 비중이 일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저가 5G 요금제 출시에도, 5G 가입자 중 8만원 이상의 고가 요금제 비중은 8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는 새로운 중저가 요금제로 5G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하락의 부담이 있지만 5G 가입자가 늘고, 이를 통한 매출 증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KT는 무선 서비스 사업뿐 아니라 기업전용(B2B) 사업에서도 성장을 자신했다. 내년에는 두 자리수의 매출 증가를 이룬다는 목표다.
KT는 네트워크 인프라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수요 확대를 성장 디딤돌로 삼은 AI·디지털전환(DX) 사업은 3분기 누적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 증가했다. 새로운 B2B DX 서비스를 위해 신규 브랜드인 'KT Enterprise'를 론칭했고, 용산에 13번째 데이터센터도 오픈했다.
KT는 현재 B2B 활용사례를 170여개 확보했다.
AI에서는 기가지니 세톱박스와 호텔·아파트 내 AI 서비스, AI 콜센터 등을 론칭했다. AI 콜센터는 자회사 KT IS를 통해 진행하며 현재 12개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빅데이터는 KT가 보유한 통신, 위치, 금융, 결제 데이터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클라우드는 IDC 서비스를 중심으로 급증하는 수요를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KT는 공공, 금융 분야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 7000여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아울러 이달 중 'DX플랫폼'을 출시, 클라우드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윤 실장은 "이를 통해 내년에도 두자리 수의 매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