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저축→소비로 옮기며 소비 '붐'
"연준 2025년 초까지 금리 동결"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내년 미국 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경제가 이처럼 개선되기 전에는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의 데이비드 머리클 이코노미스트는 13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내년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5.3%로 뛸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예상치 중간값 4%보다 강한 성장 기대다.
다만 골드만은 성장에 속도가 붙기 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회복세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머리클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회복의 속도는 개선되기 전에 악화할 것"이라면서 "재정 부양이 대체로 메마른 상태라 올해 마지막 몇 달에 가처분 소득이 감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머리클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가장 큰 위험은 코로나바이러스의 3차 확산이 기온이 떨어지면서 악화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최근 들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전날 미국에서 보고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5만 명을 넘어섰으며 겨울이 다가오면서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만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Pfizer)가 독일 바이오엔테크(BioNTech)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90%의 감염 예방률을 보였다는 점은 코로나19 통제에 대한 기대를 강화하는 요소다.
의료·보건 계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내년 초 승인되면 가장 취약한 계층이 먼저 접종을 받을 것으로 본다. 머리클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절차가 개시되면 경제 회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보고서는 "백신의 효과가 다음 봄에 회복에 속도를 붙이기 전까지 (회복의) 길은 올겨울 바이러스의 재확산이 회복에 제동을 걸면서 고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은 실업률이 현재 6.9%에서 연말 5.3%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전망은 의회의 추가 부양책을 전제로 한다. 골드만은 현재 분열된 정부에서는 부양책 규모가 약 1조 달러 근방일 것으로 보고 민주당이 내년 1월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승리해 상·하원의 지배력을 모두 확보할 경우에는 2조5000억 달러까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머리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대규모 면역으로 나머지 생산 갭 대부분을 차지하는 밀접 소비자 서비스가 완전히 재개되면서 회복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회복된 지출 여력으로 가계가 저축률을 상당히 줄이고 과도하게 축적된 저축액을 지출하면서 이것은 내년 중반 소비 붐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골드만은 이미 소비지출이 위기 전 수준의 98%를 회복했다면서 기업 파산이 정부 지원 프로그램으로 예상보다 적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주택시장도 계속해서 회복을 이어가겠지만 내구재 소비는 둔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골드만은 경제활동이 반등한다고 해도 당장 연주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율이 지속해서 2%를 웃돌 때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연준의 약속을 고려할 때 골드만은 연준이 금리를 2025년 초까지 현재 제로(0)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봤다. 골드만은 또 이후에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1년에 50bp(1bp=0.01%포인트)가량에 그치고 기준금리가 2~2.5%에 도달하면 멈출 것으로 예상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