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생성 20년…지난해 규모 600억원대
"인력 확충 등 준비, 구체적인 계획은 추후"
[서울=뉴스핌] 박미리 백지현 기자 = 과거 채권평가사 대표를 지낸 인사가 600억원대 국내 채권평가 시장에 도전장을 내기 위해 준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으면 에프앤자산평가 이후 약 10년만에 신생 채권평가사가 탄생하게 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과거 채권평가사 대표를 역임한 A씨는 지난 7월 B회사를 설립한 후 채권평가사 인가 신청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사전 검토단계로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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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채권평가사는 채권을 비롯한 각종 금융상품의 적정가격을 산출해 자산운용사, 증권사, 은행 등 고객에 제공하는 곳이다. 특히 기업이 회사채 발행 전 희망금리를 산정할 때 채권평가사가 제공한 기준을 활용한다. 결과적으로 채권평가 업무는 투자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아야만 할 수 있다.
채권평가사 인가를 받으려면 자기자본 30억원 이상, 상근 평가전문인력 10명 이상 등의 등록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B회사는 자본이 56억원이지만, 인력은 10명 미만이라 조건에 미달한다. 이에 인력 충원 등을 통해 요건을 충족한 후 인가 신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결과는 신청 후 30일간 심사를 거쳐 나온다.
B회사가 금융당국 인가를 받으면 국내 다섯번째 채권평가사가 탄생하게 된다. 2011년 에프앤자산평가가 설립된 이래 국내에는 신생 채권평가사가 나오지 않았다. 에프앤자산평가도 국내 신용평가사 3곳의 자회사인 한국자산평가·KIS채권평가·나이스채권평가가 설립된 이래 11년만에 출범했을 정도로 진입자가 없었다.
이는 시장이 포화 상태여서다. 국내 채권평가 시장은 만들어진지 20년이 됐지만 여전히 600억원대 규모에 불과하다. 2019년 기준 매출은 한국자산평가 231억7000만원, KIS채권평가 195억3000만원, 나이스채권평가 143억6000만원, 에프앤자산평가 71억4000만원이다.(총 매출 642억원)
이에 신생 채권평가사에 녹록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한 채권투자자문사 대표는 "국내 자산시장으로 한정하면 4개사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들이 시장을 꽉 잡고 있어서 신생 회사는 고전할 수밖에 없다"며 "비상장주식 평가 등이 신생 서비스가 될 수 있지만 파이가 크지 않을 것이다. 시장이 무르익은 상태"라고 말했다.
A씨는 "기존 채권평가사들이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를 고객에 제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인력 확충, 시스템 개발 등을 거친 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ilpar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