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미시간 이르면 23일 결과 공식화, 네바다 24일"
공화당 "패배 인정하고 정권 이양해야"..트럼프, 인정 생각 없어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올해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복 관련 소송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그의 판세 역전 가능성이 줄어드는 모양새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날 펜실베이니아 주의 연방 지방법원은 주내 약 700만표의 우편투표를 무효화 해달라는 소송을 기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법원은 아울러 주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 결과를 확정시키는 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펜실베이니아의 개표 결과 확정 시한이 오는 23일로 정해졌다.
펜실베이니아 법원의 결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큰 타격을 입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대선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에서의 소송을 법적 투쟁의 '주전장'으로 봤기 때문이다.
현재 트럼프 측이 제기한 부정선거 소송이 기각됐거나 자진 취하된 경우는 이번이 30건째다. 개표 작업 절차에 관한 2건만 승소했다.
앞서 트럼프 캠프 측은 우편투표 무효화 등의 소송이 여러 건 기각되자 경합 주에서의 결과 확정을 늦추는 전술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시간을 번 뒤 일반 투표 결과와는 다른 선거인단을 선출하려는 의도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미시간 주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것도 이 때문으로 전해졌다. 다른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절차는 헌법상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극히 이례적 조처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전술마저도 패색이 짙어지는 분위기다. 지난 20일에는 또 다른 경합 주인 네바다 주의 개표 결과 인증을 막아달라는 한 보수주의 운동가의 소송이 기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이로 인해 네바다의 개표 결과 확정 시한은 24일로 정해졌다. 펜실베이니아와 네바다는 이르면 각각 23일과 24일 선거 결과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펜실베이니아와 네바다 모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선언한 바 있다.
바이든의 승리를 선언한 미시간 주는 빠르면 23일 개표 결과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공화당 측은 부정행위가 의심돼 미시간 주 일부 개표소의 표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최종 결과 인증을 14일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주 정부는 최종 결과 확정 전 재점검은 주법으로 허용하지 않는다며 요청을 거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복을 요구하거나 승산 없는 불복 사태 장기화에 불만을 표시하는 공화당 의원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팻 투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를 인정할 것을 요구했고, 리즈 체니 공화당 하원의원은 대선에서 부정행위가 광범위하게 벌어졌다는 증거를 즉시 내놓으라고 했다.
케빈 크레이머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 권리를 옹호하면서도 "정권 이양을 시작할 때가 됐다"며 "끝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 주지사도 "(이제는) 인정할 때"라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다"고 언급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복 장기화에 따른 혼란상을 조속히 정리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패배를 인정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는 엄청난 수의 부정 투표용지를 찾을 것"이라며 "공화당원들이여 열심히 싸워라"고 적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