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매장 120개, 8일부터 심야영업 중단
영업익 타격 불가피...편의점으로 수요 이동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3분기 들어 실적 개선 흐름을 탄 대형마트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다시금 고민에 빠졌다. 수도권 점포는 9시 이후 영업이 중단되면서 영업이익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반면 편의점은 '집콕' 생활로 주택가 매장 중심 식재료 매출이 늘어나는 등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4분기 기대했는데"...'심야 영업정지' 매출 10% 타격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는 28일까지 3주간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로 각각 격상 조치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경우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일반관리시설은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이 가능하며 시식도 금지된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서울시는 지난 5일 오후 9시 이후 시내 마트와 독서실, 미용실 등 일반 관리시설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같은 조치에 따라 18일까지 2주동안 영화관과 PC방, 오락실, 독서실, 등 일반 관리시설은 오후 9시 이후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 또 대중교통의 야간운행 30% 감축도 오후 9시로 1시간 앞당겨 시행한다. 사진은 6일 오전 서울 중구 한 대형마트 입구에 설치된 안내문의 모습. 2020.12.06 dlsgur9757@newspim.com |
백화점과 달리 대형마트는 심야영업이 전면 중단된다. 이미 대형마트는 지난 5일부터 서울시 '밤 9시 셧다운' 조치가 내려지면서 신선식품 등 발주를 급히 취소하는 등 한 차례 전쟁을 벌였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주말 앞두고 갑자기 발표가 나와서 급하게 발주량을 조절했다"며 "수확을 마친 신선농가는 발주량이 줄어서 피해가 만만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아직까지 매출 타격이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평균적으로 심야 시간 매출은 하루 매출의 10% 수준을 차지한다. 롯데마트는 5일과 6일 주말 양일간 9시까지만 영업을 한 결과 전주 대비 매출이 1.5% 감소했다. 이마트 또한 식재료 등 매출이 별 다른 변동이 없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마트는 생필품을 사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말간 선방한 편"이라며 "장기적인 매출 타격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도 "하절기는 심야 고객이 많으나, 동절기는 심야 고객 비중이 적은 편이라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심야영업 중단이 수도권으로 확대됨에 따라 4분기 영업이익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롯데마트의 경우 서울 소재 매장은 15개지만, 수도권 전체 매장은 40개다. 이마트는 서울 매장이 30개, 수도권 매장은 80개에 달한다. 홈플러스 매장은 각각 20여개, 60여개 수준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마트 전체 점포에서 서울·수도권 매장 비중은 70% 정도이므로 서울·수도권 점포 기존점 성장률에 2% 이상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기존점 성장률 1%가 떨어지게 되면 분기당 70 억원 내외 영업이익이 감소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4분기 실적 기대감이 부풀었던 업계에는 부정적 이슈다. 대형마트는 올 상반기 코로나19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으나, 3분기 들어 실적이 반등했다. 이마트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1.2%, 롯데마트는 무려 166.7% 증가했다. 거리두기 강화 조치 변수를 제외한다면 4분기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았다.
대형마트사는 온라인 프로모션을 통해 4분기 실적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는 마감 세일을 한 시간 앞당겨 7시부터 진행하고 온라인에서는 연속적인 프로모션을 강화해 오프라인에서 빠진 매출을 상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롯데·이마트 3분기 실적. 2020.11.13 nrd8120@newspim.com |
◆'희비교차' 유통가...편의점은 식재료·주류 야간 매출 쑥쑥
대형마트와 달리 편의점은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9시 이후 회식, 모임 등이 어려워지면서 번화가 상권 내 편의점 매출은 감소 추세다. 하지만 '집콕' 생활 중 식료품이나 주류를 자택 인근에서 해결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주택가 내 편의점 매출은 크게 늘어난 상태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주말 밤 9시부터 아침 9시까지 CU 생필품 매출은 전주 대비 최대 40%가량 증가했다. 특히 반찬류 37.8%, 덮밥·국밥류 30.6%, 조미김 26.1%, 통조림 23.6%, 국·탕·찌개류 20.7% 등 식사류 제품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즉석원두커피인 GET커피의 매출은 134.6% 급증했다.
이마트24도 같은 추세를 보였다. 지난 주말 밤 9시부터 자정까지 이마트24의 식재료 매출은 전주 대비 최대 70%가량 늘었다. 채소 69.5%, 가정간편식(HMR) 32.6%, 시리얼 23.7%, 조미료 23.1%, 두부·계란·콩나물 21.4% 등 식사류 제품 매출이 증가했다. 아이스크림 매출이 24.3% 늘어나는 등 디저트 수요도 늘었다.
'홈술족' 덕분에 편의점 주류 매출도 덩달아 증가세다. 주말 동안 이마트24의 와인 매출은 전주 대비 51.6% 증가했다. 양주는 33.9%, 맥주는 10.9% 늘었다 CU 역시 와인 15.9%, 막걸리 5.3% 등 주류 매출이 성장했다. 와인 중심으로 홈술족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24 관계자는 "9시 이후 식당에서 식사나 음주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집에서 홈술, 홈밥을 위한 주류, 식재료, 디저트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