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회사채 스프레드 8개월만에 100bp 하회
위험선호 심리↑..."발행만기 확대·금리 강세"
일각에선 금리상승 압력 유의 필요성 제기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A등급 회사채 시장에 훈풍이 감지되고 있다. 이들 회사채는 지난해 코로나19발 금융충격 여파로 등급간 수요 차별이 심화되면서 A급 이하는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하지만 최근 채권시장에서 되살아난 위험선호 심리와 정부 지원으로 A급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다만, 금리 상승 압박은 잠재적 리스크 요인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기 중인 A급 회사채 물량은 5조원에 이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6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A-~A+등급은 4조75000억원으로, 작년과 비슷한 규모다. LG디스플레이 3000억원, 한화 2000억원, 효성 2980억원 어치 물량이 포함돼 있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AA, A급 회사채 금리 추이2021.01.12 lovus23@newspim.com |
앞서 작년만해도 하위등급으로 여겨지는 A급 이하에서 수요예측 성적은 부진했다. CJ CGV(A-)는 작년 12월 2000억원 공모채 발행에 대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200분의 1 수준인 10억원 수요신청을 받았다. 이보다 앞서 현대건설기계(A-)는 2년물 500억원, 3년물 1000억원 공모채 발행에 대해 500억원 수요신청을 받는데 그쳤다. 3년물에 들어온 수요는 아예 없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A급 시장에도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수급을 살펴보면 A등급(3년물)-국고채간 금리차는 지난 8일 99bp(1bp=0.01%p)로 작년 3월 25일 이후 처음으로 100bp 아래로 내려왔다.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나타나면서 비교적 금리 메리트가 높은 A급에 대한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엇보다도 연초 기관투자자 자금집행에 따라 투자수요 우위의 양호한 수급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며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수요가 장기 구간으로 집중되면서, 7년 이상 발행만기 비중이 확대되고 발행금리도 강세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업 신용등급의 잇단 강등 이후 오히려 올해는 등급 조정이 적을 것이란 예측도 투자자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또한 금융당국의 저신용등급 회사채 매입기구(SPV) 연장 운영 결정도 하위등급에 대한 투심을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작년말 정부와 한국은행, 산업은행은 SPV를 올 7월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A~BBB등급에 해당하는 비우량채의 매입비중도 기존 70%에서 75%로 확대키로 했다.
다만 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 미국 국고채 금리의 상승세는 국내 국고채 금리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10년만기 미 국고채 금리는 일주일간 20bp 가까이 뛰며 1.14%로 올랐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가 튄다고 바로 A급 회사채를 시장에 내놓진 않는다. 다만, 전체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채권에 대한 투자들은 줄이게 되고 보유한 자산 중 하위등급인 A급이 조정 타깃이 된다"고 전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상승 추세일 때 시차를 두고 크레딧 스프레드도 벌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이미 국내 국채 금리가 밴드상단에 있어 미국 시장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 대한항공, 한진칼 등이 포함된 BBB 등급 회사채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높았다. 김민정 연구원은 "BBB등급은 기업별 신용리스크가 관건"이라며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현재 이슈가 있는 기업들은 별개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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