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전제조건 충족돼야 추가 지원 검토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2일 기업회생을 진행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지원 문제와 관련해 "단체협약 3년, 흑자전환 전 쟁의행위 금지 등 전제조건이 없다면 단돈 1원도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쌍용차 지원에 이 같은 조건을 달았다.
쌍용차 평택 본사 [사진=쌍용차] |
이 회장은 "구조조정 기업이 정상화 되기 전에 노사협상을 한다고 파업하는 자해 행위를 많이 봤다"며 "딜이 종료되는 한 추가 지원은 없을 것인데 쌍용차 노사간의 불협화음이 없었으면 하는 만큼 이 같은 조건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쌍용차 노사는 이에 대한 각서를 제출해달라"며 "각서가 없다면 사업성 평가와 더불어 산업은행은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쌍용차 노사를 향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각오를 다지셔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회장은 "마지막 기회로 이번을 놓치면 회생할 가능성이 없다. 성사된 투자가 결실을 못 맺고 다시 한번 부실화하면 그것으로 쌍용차는 끝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이해 관계자와의 고통 분담 원칙에 따라 쌍용차 노사는 성실하게 협의에 임해야 하고, 사업성이 부족하면 자금 지원을 거절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르면 이번 주 쌍용자동차의 새 투자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일 인도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지분을 두고 잠재적 투자자와 협상 중"이라며 "다음 주 중 주요 거래 조건서(텀시트)를 끝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새 투자자로는 그간 마힌드라와 협상을 진행해온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 오토모티브홀딩스가 유력하다. 시장 일각에서는 HAAH가 아닌 새 투자자의 등장을 점치는 목소리도 제기되지만 협상을 위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점은 현실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회장은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에 대한 의결권 행사 위원회 문제에 대해선 "기업가치 향상과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자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중 반영이 가능한 부분에선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위한 정관 변경에 국민연금이 반대한 것과 관련해선 "국민연금도 지분가치가 상승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왜 그랬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오히려 비판받을 수 있지. 산은 입장에서는 명분이 퇴색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유럽연합(EU)의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승인 이슈에 대해선 "올해 3월 말까지 승인 받을 수 있도록 현대중공업이 노력하는 것으로 안다"며 "일각에서 우려되는 도크 폐쇄, 인력 감축 등 생산능력을 줄이는 방안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 가급적 조기에 좋은 소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