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드라 이르면 내주 새 투자자 공개…쌍용차 실사
HAAH 거론 상황 중 제3 투자자 등장 배제 못해
채권단, 쌍용차 새주인 찾기 "긍정적…예의주시 중"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이르면 다음 주 쌍용자동차의 새 투자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대주주 마힌드라가 쌍용차 매각에 속도를 붙인 데 이어 쌍용차 역시 투자자를 맞이하기 위한 실사에 착수했다. 채권단은 일단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과거 상하이차의 이른바 '먹튀 논란'을 의식한 결과로 분석된다.
쌍용차 평택 본사 [사진=쌍용차] |
6일 금융권과 관련 업권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이르면 다음 주 쌍용차 지분 매각 조건을 담은 합의서를 공개한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일 인도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지분을 두고 잠재적 투자자와 협상 중"이라며 "다음 주 중 주요 거래 조건서(텀시트)를 끝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쌍용차 역시 새 주인을 맞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은 현재 쌍용차에 대한 실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힌드라가 공개할 새 투자자는 쌍용차 사태 해결의 향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쌍용차는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외국계 은행 등에서 빌린 1650억원을 갚지 못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쌍용차에게 남은 시간은 다음 달 말까지 약 2개월여에 불과하다.
새 투자자로는 그간 마힌드라와 협상을 진행해온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 오토모티브홀딩스가 유력하다. 시장 일각에서는 HAAH가 아닌 새 투자자의 등장을 점치는 목소리도 제기되지만 협상을 위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점은 현실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HAAH와의 계약이 성사될 경우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을 현재 75%에서 30% 이하로 낮춘다.
다만 HAAH가 인수에 따른 자금 동원 여력이나 인수 이후 원만한 경영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여전한 점은 문제다. HAAH의 연매출은 250억원에 불과하다. 과거 마힌드라와의 협상 당시 인수 선제 조건으로 산은의 추가 지원을 요구했던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새 투자자는 쌍용차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자율구조조정(ARS)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쌍용차는 늦어도 다음 달 산은 등 채권자협의회에서 수익성 확보 및 구조조정 방안을 담은 기업개선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쌍용차가 기사회생하기 위해선 새 투자자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채권단 관계자는 "협상이 진척되고 있다는 소식이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쌍용차와 투자자간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권단의 신중모드는 과거 발생한 이른바 '먹튀 사건'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4년 중국 상하이차는 쌍용차를 인수한 뒤 투자 약속을 깨고 2009년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기술만 넘겨주고 2500여명이 정리해고를 당해 채권단은 정치권과 사회의 비난 여론에 직면한 바 있다.
한편 쌍용차가 새 투자자를 찾는다 해도 모든 상황이 원만히 종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 빌리고 갚지 못한 1650억원의 만기연장 여부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차입금의 만기연장 등에 대해선 투자 협상 중인 상황을 감안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