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산은·우리은행 대출금 1050억 만기...총 1650억
외국계銀 600억원 연체 상황…"해결 여부 예의주시"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쌍용자동차의 유동성 위기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외국계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600억원 규모 대출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900억원 대출금도 사실상 연체가 불가피해진 탓이다. 당장 내일부터 쌍용차의 연체금은 총 16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가 추석을 앞두고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사진 = 쌍용자동차] |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은 산은이 쌍용차에 빌려준 1050억원 대출의 만기일이다. 산은은 지난 7월 900억원 규모의 대출 만기를 이날로 연장해줬다.
산은은 현재 쌍용차가 이날까지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600억원 규모의 대출 상환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이 연체된 상황에 무작정 만기 연장을 해주는 것은 곤란하다는 기류가 산은 내부에 강한 상황이다.
당초 '국책은행 입장에서 결국 만기연장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산은이 대주주 마힌드라가 외국계 은행 차입금을 해결해야만 만기 연장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타행에서 대출금이 연체된 상황에 우리만 만기 연장을 해주는 것은 곤란하다"며 "오늘 자정까지 마힌드라와 쌍용차가 어떤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까지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쌍용차의 대출금은 연체 상태가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 15일 JP모건, BNP파리바 등의 대출 원리금 상환이 연체됐다고 공시했다. 금액은 약 600억원 규모로 대주주 마힌드라가 같은 날 "해당 대출의 미상환 금액이 발생할 경우 이를 책임진다"고 인도 증권거래소에 공시했지만 아직 미해결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산은의 대출금 만기 연장 여부는 결국 대주주 마힌드라에게 달렸다. 마힌드라가 공시한 대로 외국계 은행 차입금을 해결해줘야만 산은도 만기 연장 여부를 검토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대주주가 손을 놓고 연체가 발생한 기업에 대해 조건 없이 추가로 만기를 연장해주는 것은 산은으로서도 부담이 크다.
산은 관계자는 "연체가 된다고 해도 당장 부도 처리가 되는 것은 아니"라며 "연체 이자율을 적용하다 외국계 은행 이슈를 해결하면 그때 만기 연장을 결정해줘도 되는 문제"라고 전했다.
쌍용차가 우리은행에서 빌린 150억원 규모의 대출금 만기일도 이날 만기가 돌아왔다. 우리은행 역시 쌍용차의 외국계 은행 차입금 상황과 산은의 만기연장 여부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쌍용차가 이날 산은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되면 오늘 자정 이후부터 연체 상태에 들어간다. 산은과 우리은행이 모두 연체 처리를 한다면 쌍용차의 연체 총 원리금은 1650억원에 달한다.
막대한 대출금의 연체가 계속된다면 쌍용차는 향후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고용, 지역경제 등 '일자리 이슈'가 불거질 우려가 크다. 쌍용차와 연관된 일자리는 협력업체를 포함해 수만개에 달한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