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내일학교 늦깎기 중학 졸업생 95명 22일 졸업식
95편 담은 시화집·시화...범어아트스트리트 광장서 전시
[대구=뉴스핌] 남효선 기자 = "칠십을 바라보면서 지금처럼 행복했던 순간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남편의 도움과 자식들의 응원으로 부끄러움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중학교를 졸업한다"
평생 자식들을 건사하며 집안을 일으키느라 배움을 포기했던 늦깎기 중학과정 학습자 95명의 만학도들이 22일 졸업식을 갖는다.
대구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성인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인 대구내일학교 늦깎기 중학 졸업생 95명이 졸업과 함께 엮은 시화집.[사진=대구시교육청]2021.01.21 nulcheon@newspim.com |
대구교육청은 성인 학력인정 문해교육프로그램인 대구내일학교(교장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늦깎이 중학과정 학습자 95명의 제7회 졸업식이 오는 22일 오전 10시에 대구내일학교(대구제일중학교)에서 열린다고 전했다.
이번 중학과정 졸업식은 코로나19 확산 위기 속에서 지난 해 2월 20일 1차 휴업을 시작으로 5차례의 휴업 연장과 2차례의 비대면 수업 전환 등을 거쳐 어렵게 교육과정을 마무리하고 열리는 것이어서 의미가 더 각별하다.
졸업식은 코로나19로 가족과 지인들의 참석 없이 95명의 학습자와 담임 강사만이 참석해 배움을 이어오던 교실에서 조촐하게 진행된다.
이번에 졸업식을 갖는 늦깎이 학생들은 최고령학습자 88세 할머니를 비롯 최연소 48세에 이르기까지 학습자 평균 연령은 67세의 만학도들이다.
이들 95명의 만학도들은 졸업과 함께 배움의 세계에서 눈 뜬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정과 일상들이 담은 졸업시화집도 발간했다.
중학과정 졸업자 김영숙(69.여) 학습자는 "칠십을 바라보면서 지금처럼 행복했던 순간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며 "남편의 도움과 자식들의 응원으로 부끄러움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중학교를 졸업한다. 백세시대에 건강만 허락한다면 고등학교에 입학해 졸업한 후 꼭 대학교까지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아쉽게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가족들은 손편지, 영상, 문자를 통해 '엄마가 하시는 모든 일을 항상 응원해요', '꽃보다 예쁜 할머니 졸업 축하합니다', '여보, 당신!, 할머니, 어머님 졸업을 축하합니다. 사랑합니다' 며 새로운 출발점에 선 늦깎이 학습자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늦깎이 학습자들의 마음 속 깊이 똬리처럼 틀고 있던 생각과 감성을 담아 발간된 95편을 묶은 시화집과 시화는 오는 25일부터 내달 10일까지 범어아트스트리트 중앙광장에서 상설 전시 예정이다.
강은희 교육감은 "코로나19 어려움 속에서도 학습자들이 슬기롭게 개인방역에 동참하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주신 덕분에 중학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안전한 졸업식을 맞게돼 무엇보다 기쁘다"며 "2021년에도 배움의 기회를 놓친 분들이 같은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안전한 환경 속에 대구내일학교를 알찬 교육과정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nulcheon@newspim.com